LG 트윈스 양상문 신임감독은 감독 선임 일성으로 “투수와 포수를 함께 정비·정돈해야 할 것 같다”며 “팀 정비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코칭스태프는 분위기를 새롭게 하는 차원에서 개편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DB
10일 감독직 제의 받아…11일 아침 최종 결정
잠실구장 방문 류중일 감독과 AG대표팀 논의
시즌 초반 악재 연속…능력 비해 성적 안 나와
코치진 개편 등 팀 정비…외부 영입은 없을 것
“LG 팬들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LG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양상문(53) 신임 감독은 차분했다. 후배인 김기태(45) 감독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떠난 팀을 맡아서인지 마음 한편이 무거운 듯했다. 양 감독은 LG 감독으로 공식발표된 11일 “어수선한 팀 분위기부터 빨리 수습하겠다”고 말했다.
-언제 LG 감독 선임 얘기가 오갔나.
“어제(10일) LG 백순길 단장님을 만났다. 단장님께서 LG 감독직을 제의했는데, 처음엔 후배인 김기태 감독이 자진사퇴로 떠난 팀이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LG도 팀을 추슬러야하니, 내가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감독직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늘(11일) 아침에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삼성-두산전이 열리기 전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것도 아니고, 부산에서 상경했다는 점이 의아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가. 사실은 삼성 류중일 감독이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이라 상의를 드리러 갔던 거다. 내가 대표팀 투수코치를 맡기로 했는데, 류 감독이 후배이긴 하지만 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전화로 말씀드리는 것보다 직접 만나서 LG 감독을 맡게 된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코치에서 물러난다는 뜻인가.
“그렇지는 않다. 상황이 이렇다는 것을 말씀드렸고, 류 감독이 편하게 알아서 하시라고 했다. 류 감독이 나를 부르면 당연히 함께 갈 것이고, 다른 코치를 선임하시고 싶으면 편하게 하시라고 했다.”
-LG는 낯설지 않은 팀이다.
“그렇다. 투수코치로 2002년엔 김성근 감독님, 2003년엔 이광환 감독님을 모셨다. 2007년과 2008년엔 김재박 감독님과 함께 했다. 구단에서도 그런 점을 평가하지 않았나 싶다.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빨리 잘 수습하라는 의미로 알고 있다.”
-당장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팀을 추스를 생각인가.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 코칭스태프는 좀 개편을 해야 할 것 같다. 책임을 묻는 차원이 아니라,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 외부에서 새로운 코치를 영입할 생각은 없다. 현재 LG 1군과 2군에 있는 코치들의 보직 이동을 할 생각이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본인 의사에 맡기려고 한다.”
-지금 팀 성적은 바닥이지만,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가장 시급하게 정비해야할 부분은 무엇인가.
“LG는 올해 마운드 사정이 좋지 않은데, 포수들도 부상당하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투수뿐 아니라 투포수를 함께 정비·정돈을 해야 할 것 같다. 해설위원으로 계속 LG를 봐 왔지만, LG 전력상 지금 이 성적은 말이 안 된다. 시즌 초반 계속된 연장전 패배 후유증도 있고, 선장이 없으니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 힘든 시기에도 응원하고 있는 LG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4강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감독으로서 강한 팀을 만들어 팬들에게 우승을 선물해드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을 두고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LG는 지금 최하위에 있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성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본다. 내 능력이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한 걸음 한 걸음씩 발전된 모습과 희망을 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팀 정비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고 싶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