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권희동 사이클링히트 쳤다면…2군행이야”

입력 2014-05-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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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동. 스포츠동아DB

작심했다면 7회 홈런, 3루타 만들기 충분
김감독 “지금처럼만 해주면 팀에 큰 힘”


“사이클링히트 치고 곧바로 2군 갔겠지. 허허.”

NC 권희동(24·사진)은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3루타를 치지 못해 사이클링히트 달성에 실패했지만, ‘작심’만 했다면 기록을 완성을 할 기회는 있었다. 7번 좌익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1회 삼진을 당한 뒤 3회 좌익수 쪽 2루타, 5회 중전안타, 6회 좌월 2점홈런을 날렸다. 그리고 7회에도 좌월 2점홈런을 터뜨렸다. 아쉽게도 9회에 5번 테임즈로 공격이 끝나면서 타석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7회에 홈런을 치고도 홈을 밟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누의 공과’로 인해 홈런 대신 3루타가 기록되는 상황을 만들 수는 있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 김 감독은 28일 한화전을 앞두고 하루 전의 상황을 복기하며 “아마도 그랬다면 기록 세우고 바로 2군에 가지 않았겠느냐”고 말해 덕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평생 사이클링히트를 칠 기회가 다시는 오지 못할 수도 있지만,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해야한다는 뜻이었다.

권희동(24)은 지난해 신인 중 가장 많은 15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타율은 0.203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9개구단 타자 중 최하위였다. 그런데 올해는 27일까지 타율 0.353(68타수 24안타)을 기록했다. 올 시즌 초반 대타 요원에 머물다 뒤늦게 주전으로 나서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정교함에서 분명 일취월장했다.

김 감독은 “처음 풀타임으로 뛴 지난 1년간 경험으로 많이 느꼈을 것이다. 좋은 선배들이 경쟁자로 들어오면서 본인도 지지 않으려고 더 노력하고 준비를 했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잘하는 것이다”면서 “7번에서 이렇게 쳐주면 팀에 큰 힘이 생긴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권희동은 28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7번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0-0이던 2회초 1사 3루서 선제 적시타를 때리더니, 2-0으로 앞선 3회초 1사 만루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대전|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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