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김현수가 ‘방망이 협찬’을 거절하는 이유

입력 2014-05-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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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 스포츠동아DB

컨디션 따라 여러가지 방망이 사용
“한 방망이만 쓰면 안에서 곯은 느낌”


잘 치는 타자들은 이른바 업체로부터 ‘방망이 협찬’을 받는다. 그 선수가 방망이를 들고 나와 주는 것만으로 홍보가 되기 때문이다. 배트뿐 아니라 보호대, 장갑 등 필요한 야구용품을 전부 제공받기도 한다.

그러나 두산 김현수(26·사진)는 방망이 협찬을 받지 않는다. 제안이 물밀듯이 들어와도 정중히 거절한다. 한 방망이 업체 관계자는 “(김)현수의 방망이 욕심은 유명하다”며 “여러 업체에서 스폰을 한다고 해도, 스스로 ‘특정 방망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협찬을 받게 되면서 자주 들고 타석에 들어설 수 없어 미안하다’며 직접 돈을 주고 방망이를 산다”고 귀띔했다.

김현수가 방망이 협찬을 거절하는 이유가 단순히 미안해서만은 아니다. 타격 욕심이 워낙 많다보니 자신의 분신과 같은 방망이에도 예민하다. 매일 타석에서의 느낌과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망이를 사용해보며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배트를 찾는다. 그는 “배트가 부러지지 않아도 계속 쓰다보면 내구성이 떨어진다고 느낀다. 비에 맞아서 손상되기도 한다”며 “김광림 타격코치(NC)님의 조언을 듣고 모든 방망이를 코팅하고는 있는데 한 방망이를 계속 쓰면 안에서 곯은 느낌이 난다. 그래서 새 방망이를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김현수는 “방망이를 1년에 200자루 정도 사는 것 같다”며 “그런데 내가 정작 사용하는 건 30∼40자루다. 나머지 160∼170자루는 2군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이나 타 팀 선수들에게 나눠준다. 그러다보니 막상 집에 쓰던 방망이가 한 자루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준 방망이를 들고 다른 선수가 잘 치면 기분 좋다. 잘 되면 다 좋은 것 아니겠냐. 대신 우리 팀과 상대할 때는 들고 치지 말라고 부탁한다”며 웃었다.

광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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