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월드컵 최대 복병 ‘낯선 잔디’

입력 2014-06-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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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동아일보DB

조별리그 3경기 구장마다 잔디종 달라
1차전 열리는 쿠이아바는 파주와 비슷
낯선 품종의 2·3차전 그라운드가 변수

잔디상태 지속 점검…대표팀 적응 관건

2014브라질월드컵이 어느덧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홍명보호’의 준비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그런데 해도 해도 부족함이 느껴진다. 한국과는 12∼13시간의 시차가 있는 지구 반대편, 그것도 계절이 뒤바뀌는 남반구의 낯선 땅에서 펼쳐질 대회인 만큼 준비하고 유의해야 할 부분들이 여간 많은 것이 아니다. 종류도 다양한 풍토병과 불안한 치안, 불편한 교통 등 여러 변수들 가운데 그라운드도 필수 점검사항으로 분류된다. 특히 한국이 조별리그를 치를 3개 도시의 경기장에 깔린 잔디도 제각각이라 걱정이 많다.


● 쿠이아바는 괜찮은데…

한국은 18일 오전 7시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러시아와 1차전, 23일 오전 4시 포르투알레그리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에서 알제리와 2차전, 27일 오전 5시 상파울루 코린치안스 스타디움(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3차전을 치른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경기장별 잔디 품종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국내 축구장의 잔디는 대부분 한지형 켄터키블루그래스(Kentucky Blue grass)다.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도, 현재 대표팀 훈련이 진행 중인 마이애미도 품종이 같다. 또한 월드컵 베이스캠프로 정한 포스 도 이구아수의 메인 훈련장인 플라밍구 스타디움 역시 이 품종으로 조성됐다.

그러나 월드컵경기장은 제각각이다. 쿠이아바는 그라마 내추럴(Grama Natural)이다. 다소 낯설지만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다. 그라마 내추럴과 켄터키블루그래스가 전체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의 ‘잔디 전문가’ 신동수 NFC 관리팀장은 “(쿠이아바와 파주가) 외형상 큰 차이는 없었다. 잔디 질감도 비슷해 보인다. 여기서 첫 경기가 열리는 것도 우리로선 정말 다행이다. 다만 연중 내내 고온다습한 아마존 남부의 쿠이아바 기후 특성상 잔디 관리를 얼마나 잘해왔는지는 변수”라고 설명했다.


● 2·3차전 그라운드는 걱정

포르투알레그리가 가장 걱정스럽다. 버뮤다산 잔디(Tif Grand) 품종인데, 잎이 넓고 거친 한국 전통의 야지 잔디와 질감이나 생김새가 비슷하다. 그리고 상파울루는 호밀 잔디(Lolium perenne) 그라운드다. 과거 목초지를 조성할 때 주로 들여왔던 라이그래스(Rye grass)와 비슷하며, 잎이 넓고 줄기가 억세다는 특징이 있다. 두 곳의 잔디 모두 태극전사들에게는 낯선 편이다.

다행히 대표팀은 나름의 대비책을 마련해뒀다. 곧 브라질로 떠날 대표팀 스태프와 신동수 팀장이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전문가가 직접 컨트롤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원거리로나마 상황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신 팀장은 “그라운드 조성 초반에는 잔디 밀도가 높아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다”며 “대회 중반 이후 경기장이 망가지는 게 진짜 문제다. 우린 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 조별리그 2차전 장소에서 결전을 치르는데, 잔디 느낌이 전혀 다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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