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민병헌. 스포츠동아DB
야구 전문가들은 ‘4할타자’의 조건으로 내야안타를 꼽는다. 김태균(32·한화)이 2012년 타율 4할에 도전했을 때 내야안타가 없는 게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됐다. 고타율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잘 맞지 않은 타구가 나와도 빠른 발을 이용해 내야안타를 만들 줄 아는 타자가 유리하다는 얘기다.
두산 민병헌(27)은 5일까지 0.381(189타수 72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내야안타는 단 1개뿐이다. 타격 1위 SK 이재원(2개)이나 4위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3개)보다 적다. 두 선수는 중심타자라고 하지만, 같은 1번타자인 넥센 서건창도 7개의 내야안타를 성공하고 있다. 민병헌도 올 시즌 내야안타가 거의 없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온전히 내 타구로 지금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야안타가 많이 없는 민병헌이 고타율을 유지하는 비결은 뭘까. 그는 “1번타자가 된 후에 공을 많이 봐야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기다리는 쪽으로 변화를 줘봤지만 나에게 맞지 않았다”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원래 타격 스타일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기록도 연연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 때문에 타석에서 위축되기보다 최대한 내 타격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병헌이 말하는 ‘내 타격’에는 기준이 있다. “투수가 2스트라이크 전까지 던지는 카운트 잡는 볼을 노린다. 꼭 초구가 아니라도 적어도 1스트라이크 안에서 승부를 봐야한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승부한다. 투수가 카운트를 잡으려고 힘 뺀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들어왔는데 못 치면 너무 아깝다. 1스트라이크 되고, 그러다 유인구에 속아서 볼카운트 싸움도 불리해지고, 결국 내 타격을 할 수 없게 된다”이다.
기록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민병헌은 초구 타율이 무려 0.524나 된다. 2스트라이크(S) 이후 타율은 2할대로 떨어지지만, 2S전까지 방망이에 불을 뿜었다. 특히 2볼(B·0.667)이나 1S(0.417), 2B-1S(0.750)에서의 타격이 위력적이다.
이뿐 아니다. 그는 “지금 결과는 좋게 나오고 있지만 매 경기, 매 타석이 불안하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도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경기 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성실함이 고타율의 비결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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