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신화’ 함께 쓴 한국축구 최고의 파트너

입력 2014-06-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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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가 단기간에 비약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데는 범 현대가(家)의 축구 사랑이 큰 힘이 됐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앞줄 오른쪽)이 하나은행 김정태 회장(앞줄 왼쪽)과 함께 14일(한국시간) 브라질 이구아수 플라멩고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리아 하우스’ 개관식에 참석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월드컵 베이스캠프에 미디어센터가 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구아수|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yohan@donga.com

스포츠동아는 2014브라질월드컵 개막을 맞아 대한민국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해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되돌아보고, 이번 대회에 나서는 우리 대표팀을 집중 조명하는 기획 기사를 마련했다. 아울러 한국축구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온 현대가(家)의 축구사랑을 되짚어본다.

1. 응답하라! 2002
2. 2014 브라질, 새로운 신화를 위하여…
3. 홍명보 리더십의 모든 것

4. 현대가(家)의 축구사랑

정몽준 명예회장, 2002년 4강 신화 뒷받침
월드컵 유치 위해 지구 38바퀴 돈 일화 유명

정몽규 회장, FIFA 주관 4대 대회 유치 완성
정의선 부회장은 여자축구에도 남다른 관심

현대·기아차, 한국 유일 FIFA 공식 파트너
글로벌 마케팅 큰 손…월드컵 차량 지원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러시아와 2014브라질월드컵 H조 1차전을 치른다. 홍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구며 단숨에 세계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한국은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경제가 전쟁의 상흔을 딛고 비약적 발전을 이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듯, 1990년대까지 변방에 머물던 한국축구가 이처럼 세계축구의 중심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던 데는 범 현대가(家)의 축구 사랑이 주춧돌이 됐다.


● 한국축구 발전의 산파 역할을 맡았던 정몽준 명예회장

고(故) 정주영 현대창업주의 아들인 대한축구협회 정몽준(63) 명예회장은 한국축구 발전의 산파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로 꼽힌다. 1993년 1월 제47대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정 명예회장은 이듬해 5월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에도 당선됐다. 이어 1996년 6월 한국이 일본과 함께 2002월드컵의 공동개최국으로 선정되기까지 2년 5개월간 유치 활동에 전념했다. 정 명예회장은 그 기간 동안 지구를 무려 38바퀴나 돌았을 만큼,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2002월드컵 한국 개최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정 명예회장의 이 같은 헌신적 노력 덕분에 한국은 마침내 일본과 공동개최국의 영광을 따냈다.

2002월드컵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2002한일월드컵의 준비와 운영을 진두지휘했던 정 명예회장은 한일월드컵이 FIFA 지원금과 입장권 수입, 스폰서 선정, 광고 수입 등으로 1690억원에 이르는 ‘흑자 대회’로 마무리되는 데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정 명예회장은 협회장 취임 이후 현대그룹의 능력 있는 인재를 다수 영입해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전문화도 적극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명예회장이 오너인 현대중공업 출신의 ‘현대맨’들은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세계적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한국축구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절묘한 한 수였다. 2007년 17세 이하(U-17) 월드컵의 한국 유치와 성공적 개최도 이끈 정 명예회장은 2009년 1월까지 16년간 대한축구협회를 이끌며 ‘축구 대통령’이란 애칭을 얻기도 했다.


● 사촌형 뜻 이어받은 정몽규 현 회장

정몽규(52)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사촌형인 정몽준 명예회장과 마찬가지로 K리그 구단주 경험을 밑바탕 삼아 한국축구의 수장으로서 현재 한국축구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1994년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구단주를 시작으로 축구와 인연을 맺은 정 회장은 울산 현대(1994∼1996년)와 전북 현대(1997∼1999년) 구단주를 거쳐, 2000년 1월부터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를 맡았다. ‘K리그 최장수 구단주’라는 의미 있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 취임에 앞서 2011년 1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아 고질적 병폐를 안고 있던 K리그의 개혁을 주도하기도 했다.

2013년 3월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정 회장은 12월 브라질에서 열린 FIFA 집행위원회에서 한국이 2017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한국은 2001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2007년 U-17 월드컵에 이어 2017년 U-20 월드컵까지 개최하며 FIFA 주관 4대 남자 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정 회장이 그 방점을 찍었다. 한국은 일본과 멕시코에 이어 FIFA 주관 4대 남자 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3번째 나라다.


● 한국 대표기업 현대·기아자동차의 축구 사랑

정몽준 명예회장의 조카인 정의선(44)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남다른 축구 열정을 실천하고 있다. 현재 K리그 전북 현대와 여자축구단 현대제철을 운영하고 있는 정 부회장은 2010남아공월드컵을 현지에서 관전하며 ‘축구 비즈니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범 현대가는 한국축구의 발전을 선도함은 물론이고 세계축구의 발전에도 기여하면서 ‘대한민국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FIFA 공식 후원사인 현대·기아자동차는 ‘축구 글로벌 마케팅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린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아디다스, 코카콜라, 에미레이트항공, 소니, 비자카드 등과 함께 FIFA의 공식 파트너 권리를 갖고 있는 6개 기업 중 하나다. 한국에선 유일하다.

1999년 FIFA 공식 후원업체로 활동을 시작한 현대자동차는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공식 후원업체로 참여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기아자동차는 2007년부터 FIFA와 인연을 맺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10년 FIFA와의 계약 연장을 통해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 후원사 자격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월드컵뿐 아니라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자동차 부문 공식 후원을 한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는 공식 차량 1700여대를 지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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