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러시아 전 선제골의 주인공 이근호(29·상주 상무)가 경기 후 국제축구연맹(FIFA)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근호는 18일 오전 7시(한국시각)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 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 예선 1차전 경기에서 후반 11분 교체 출전해 후반 23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의 설움을 한방에 날려 버린 골이었다. 한국은 후반 23분 이근호의 오른발 중거리 슛을 상대 골키퍼 이고르 아킨피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앞서갔지만 6분 뒤 알렉산더 케르자코프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현재 육군 병장 신분인 이근호는 월 14만9000원, 연봉178만8000원의 수입으로 역대 월드컵 참가 선수 가운데 가장 적은 연봉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월드컵 참가국 감독 중 가장 많은 669만 3750파운드(약 114억원)를 받는 파비오 카펠로의 팀을 상대로 골을 터뜨린 것은 큰 화제가 됐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근호는 “나는 오랫동안 월드컵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내가 골을 넣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솔직히 말해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골이 들어갈 것이라 생각지 않았지만 훈련 때 슈팅 감각이 나쁘지 않아 그냥 슈팅을 날렸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운이 좋았다”고 득점 상황을 설명했다.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본선에 올려놓았던 이근호는 정작 본선 최종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자신의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골을 기록하게 된 이근호는 “유럽에서 뛰지 않더라도 내 능력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랐다. 아시아에도 자신의 축구를 하는 좋은 선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전 무승부에 대해서는 “오늘의 결과는 조금 실망스럽지만 우리가 준비한대로 경기했다. 때문에 알제리 전에서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며 알제리 전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한편, 한국은 23일 오전 4시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알제리와 조별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