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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대표팀 주장인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31·레알 소시에다드)가 칠레 축구와 관련이 깊은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전 대회 우승팀 스페인을 꺾은 소감을 밝혔다.
칠레는 19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나 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B조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마라카낭 경기장은 칠레 축구 역사에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긴 장소다. 칠레는 1990 이탈리아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브라질과 마라카낭 구장에서 맞붙었다.
당시 경기는 과열된 상태였고 브라질의 선제골이 터지며 더욱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후반전 경기 도중 브라질의 관중이 칠레 골키퍼 로하스를 향해 폭죽을 던졌고 이에 로하스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하지만 이는 로하스의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로하스는 폭죽이 터지고 의료진이 투입됐을때 머큐로크롬이라는 약물을 얼굴에 뿌려 피투성이가 된 것처럼 보이게 했고, 후에 문제가 커지자 스스로 면도날을 이용해 본인의 얼굴에 상처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일로 로하스는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고 감독과 로하스를 검진했던 의사까지 줄줄이 징계를 받았다. 칠레는 이 일로 1994 미국 월드컵 지역 예선 참가 자격도 잃었다.
사연이 깊은 구장인 마라카낭에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것에 대해 브라보는 “그 일은 어두운 에피소드지만 나는 골키퍼로서 그에게 공통점을 느낀다. 그에게 이 승리의 일부를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가 스페인을 이긴 것에 대해 놀랍지는 않다. 우리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이길 것이 분명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상대가 누구든 이길 것”며 자신감을 표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