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캡틴 구자철이 러시아전을 하루 앞둔 17일(한국시간)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공개 훈련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3일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알제리전에선 구자철과 알제리 미드필더 사피르 타이데르의 대결이 승부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쿠이아바(브라질)|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yohan@donga.com
양팀 전술 특성상 2선 공격수 활약이 중요
타이데르, 벨기에전서 12.7km 활동량 톱
중원서 침투 패스·수비 조율·파울 등 유도
캡틴 구자철 러시아전서 11.4km 종횡무진
공격적 능력·노련함 등 타이데르보다 우세
2014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홍명보호’의 다음 상대는 북아프리카 ‘다크호스’ 알제리다. 23일 오전 4시(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리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에서 열릴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격돌할 양국 모두 승리가 절실하다. 한국은 18일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1-1로 비겼고, 알제리는 벨기에에 1-2로 역전패했다.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외나무다리 혈투’다.
한국과 알제리의 주 포메이션은 4-2-3-1과 4-3-2-1로 약간 다르지만, 전체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비슷하다. 원톱의 역할 못지않게 공격 2선에서의 움직임을 크게 강조한다.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를 주목해야 한다. 홍명보호에선 ‘캡틴’ 구자철(25·마인츠), 알제리에선 사피르 타이데르(22·인터밀란)가 핵심축이다. 중원을 정복하려면 서로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둘의 대결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 활동량 많은 타이데르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기분석 자료에 따르면, 타이데르는 벨기에전에서 모두 12.734km를 뛰었다. 이는 알제리선수들 가운데 가장 긴 거리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특징이 있다. 상대가 볼을 소유했을 때 더 많이 움직였다는 점이다. 타이데르는 추가시간(4분)을 포함해 총 94분을 소화하는 동안 6.177km를 벨기에선수들이 공을 소유했을 때 움직였다. 알제리가 볼을 잡았을 때는 움직임이 3.267km로 크게 줄었다. 이는 타이데르의 공격 능력과 더불어 수비 능력에도 시선을 둬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타이데르는 전형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는 아니다. 그렇다고 수비형 미드필더도 아니다. 다만 2선 공격의 중심이되, 좌우 윙포워드인 리야 마레즈(레스터시티)-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보다는 후방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결국 알제리의 수비 밸런스까지 조율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적극적 침투와 날카로운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허무는 장면도 심심찮게 보여준다. 그러다보니 파울 유도에도 능하다. 벨기에를 상대로 팀에서 가장 많은 파울(4개)을 얻어냈다.
● 구자철, 타이데르를 봉쇄하라!
타이데르와 정면승부를 펼쳐야 할 구자철은 러시아전에서 상당히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95분간 11.338km(팀 내 2번째)를 누볐는데, 한국이 볼을 소유했을 때와 상대가 볼을 가졌을 때의 거리에 별반 차이가 없었다. 4.447km와 4.018km였다. 공격 가담이 타이데르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한국은 러시아와 대등한 경기를 한 반면 알제리는 전체적으로 벨기에에 크게 밀린(볼 점유율 벨기에 65%·알제리 35%) 이유도 있겠지만, 플레이 성향 자체가 조금 다르다.
타이데르는 촉망받는 신진 미드필더다. 그래도 구자철의 관록과 경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러시아전 전반까지 홍명보호는 ‘실점 없는’ 경기에 초점을 맞췄음에도, 구자철의 플레이 밸런스는 상당히 우수했다. 월드컵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포스 두 이구아수로 되돌아온 19일 구자철은 “집중력과 좋은 리듬을 안고 가야 한다. 끝까지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며 알제리전 필승의지를 불태웠다.
이구아수(브라질)|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