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지나친 수아레스 감싸기 눈살 ‘징계 수위는?’

입력 2014-06-26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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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동아닷컴]

‘핵이빨’ 기행을 저지른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에 전 세계 축구 팬들이 경악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과 우루과이 관계자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수아레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나타우의 에스타디오 다스 두나스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 경기에서 상대 선수를 깨무는 기행을 저질렀다.

이날 수아레스는 후반 33분경 이탈리아 수비수 키엘리니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그의 어깨를 깨물었다. 키엘리니는 주심에게 어깨에 선명하게 남은 물린 자국을 보여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후 우루과이는 후반 36분 디에고 고딘의 헤딩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진출했고, 이탈리아는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이른바 ‘핵이빨’로 불리는 수아레스의 기행은 이번이 세 번째다. 수아레스는 지난해 4월 첼시와의 경기 도중에도 상대 수비수 이바노비치의 오른팔을 깨물었다. 이바노비치는 주심에게 강력히 항의했지만 구두 경고로 마무리됐다. 수아레스는 네덜란드 아약스 소속일 때도 상대 선수를 물어뜯어 구설수에 오른 전력이 있다.

이에 각국 언론들은 일제히 수아레스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수아레스와 우루과이 축구 협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수아레스의 징계 수위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가해자’는 적반하장이다. 당사자인 수아레스는 경기 후 “축구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오히려 내가 눈에 타격을 입었다”며 자신의 결백함은 물론 되레 억울하다는 입장까지 보였다.

사진=스페인 마르카 홈페이지 캡처.


우루과이 축구협회 역시 키엘리니의 어깨에 잇자국이 선명하게 난 사진을 ‘조작’이라고 말했다.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사진은 조작한 것이다. 비디오를 본 결과 수아레스도 경기 중 비슷한 일을 당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수아레스를 지킬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우루과이 주장인 디에고 루가노도 “모두 알다시피 영국 언론은 수아레스를 이슈로 만든다. 나는 영국 언론들이 수아레스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른다. 그 사진은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전혀 중요한 사진이 아니다”라며 수아레스를 지지했다.

여기에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수아레스를 두둔했다. 우루과이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영국 언론에 “우린 수아레스를 철학자나 기술자가 되거나 매너를 지키라고 뽑은 게 아니다. 그가 위대한 축구선수이기 때문에 대표팀에 뽑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아레스는 누구도 깨물지 않았다. 난 그가 어떤 선수를 깨무는 것을 보지 못했다. 축구는 원래 발차기와 주먹질이 오고 가는 운동”이라며 수아레스가 키엘리니를 깨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축구는 심판의 말을 따라야 한다. 심판이 아니라 텔레비전의 말을 따른다면, 페널티킥과 핸드볼 반칙이 수도 없이 쏟아질 것이다”라며 심판이 당시 상황에서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 달리 수아레스는 이번 징계 수위에 따라 선수 생명에까지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규정상 FIFA는 수아레스에 최대 A매치 24경기 출장 정지 혹은 2년간의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수가 아닌 기간으로 자격정지를 내린다면 FIFA는 A매치는 물론 클럽 경기에도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이는 최근 스페인 이적설이 떠도는 수아레스로서는 파멸 선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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