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 염경엽 감독이 외국인타자 비니 로티노(34)의 포수 출전에 제동을 걸었다. 로티노는 25일 대구 삼성전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다. 24일에 이어 2연속경기 포수 출장은 국내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로티노는 그동안 외국인투수 앤디 밴 헤켄의 공을 받으며 제한적으로 포수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국내투수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적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염 감독은 45일 만에 밴 헤켄과 호흡을 맞춘 로티노의 캐칭과 미트질을 칭찬했다. 부상 전보다 오히려 나아졌다고 합격점을 내렸다. 더욱이 넥센은 마땅한 백업 포수가 없다. 주전포수 허도환만 가지고 시즌 전체를 운영하긴 힘들다는 판단도 내렸다.
염 감독은 25일 선두 삼성을 맞아 ‘파격카드’를 펼쳐들었지만 아쉬운 모험에 그쳤다. 배터리 로티노와 금민철은 호흡이 맞지 않아 문제를 드러냈다. 금민철은 볼 배합에서 수차례 사인이 맞지 않아 고개를 가로젓고 투수판에서 발을 뺐다. 금민철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면서 마운드에서 연이은 실책을 저질렀다. 그러면서 넥센은 3-14로 대패했다.
염 감독은 “어젠(25일) 책상 밑으로 숨고 싶었다. 프로라면 하지 말아야할 실수를 너무 많이 했다”고 겸연쩍어했다. 특히 로티노의 포수 기용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앞으로 국내투수와 배터리 호흡은 안 될 것 같다. 둘이 당황하니까 팀 전체가 흔들리더라”고 말했다.
밴 헤켄의 경험과 연륜을 인정했다. 밴 헤켄은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볼 배합을 이끌어갈 수 있지만 국내 어린 투수들이 즐비한 넥센에선 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투수가 볼 배합을 해낼 수 있으면 괜찮겠지만 국내투수들에겐 안 되겠다”면서 “로티노의 포수 기용을 밴 헤켄에 한정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