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웅수 사무총장 “구단 운영은 독일 뮌헨처럼, 선수 육성은 바르샤처럼”

입력 2014-07-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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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한웅수 사무총장. 스포츠동아DB

■ 한국축구 발전 위한 프로연맹의 비전

한웅수 사무총장 “프로가 먼저 변해야”
K리그 발전 위해 중장기적 플랜 가동

바르샤-유소년 시스템 통한 선수 수급
뮌헨-구단 운영 연속성 벤치마킹 강조

1983년 출범한 한국프로축구는 올해로 32년째를 맞았다. 세미프로 형태로 시작해 그동안 외형적으로는 큰 성장을 이뤘지만, 내실을 다지는 데는 실패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대대적인 개혁을 선언했다. 구단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금부터라도 기반을 튼튼히 닦지 않으면 한국축구의 중심인 프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있다. ‘환골탈태’를 선언한 프로축구연맹은 다방면에서 새 출발을 도모하고 있다.


● 프로축구와 한국축구 발전 위한 ‘기초 다지기’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성적과 K리그의 발전에는 상관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프로리그가 활성화된다고 해서 대표팀의 월드컵 성적이 보장되진 않는다. 그러나 프로리그의 활성화가 한국축구 전반에 걸친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분명하다. 프로축구연맹 한웅수 사무총장은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프로축구가 발전하면 아마추어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렇지 못했다. 프로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를 위해 기초를 다지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기초를 잘 닦아야만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 분야에 걸쳐 기초 다지기 작업을 다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떠나간 팬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한 구체적 목표와 지향점을 설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장기 플랜 통한 ‘성장동력 찾기’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30주년을 맞아 ‘한계를 극복하는 위대한 도전 비욘드11’이라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1차적으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실행 가능한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프로축구의 실질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작업이다. 당연히 가시적 성과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기처방에 그치면, 결국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프로축구연맹은 판단하고 있다. 한웅수 총장은 “단기처방은 곧바로 성과를 낼 수 있겠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연맹이 추구하는 개혁의 방향은 당장의 성과보다 내실을 다지는 게 먼저다. 그런 뒤 중장기적으로 서서히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전문인력 육성하기’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부터 구단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 대상은 구단의 모든 구성원이다. 말단 직원에서부터 사장까지다. 프로구단 운영에 필요한 지식을 프로그램화했다. 사실 프로축구연맹이 감당해야 할 몫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프로구단 운영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커리큘럼으로 만들어 교육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인재 육성과 확보를 위해 프로축구연맹이 직접 나섰다. 한웅수 총장은 “구단에서 10년을 일했다고 노하우가 생기는 게 아니다. 학습을 통해 배우고, 이를 제대로 구현해야 전문가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런 뒤 연속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총장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30년 동안 구단을 이끄는 단장이 자주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연속성을 가지고 구단을 운영하고 있고, 전문지식을 가진 적임자가 수장 역할을 잘했다는 얘기다. 우리 구단들도 그런 부분은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주목해야 할 ‘FC바르셀로나 모델’

그동안 국내 프로구단들은 성적 위주로 운영했다. 그렇다보니 선수 영입에만 많은 돈을 투입했다.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시도민구단도 성적을 추구했다. 결국 과다경쟁으로 이어졌고, 자금난을 겪는 구단도 나왔다. 성정과 마케팅의 밸런스를 맞추지 못했다. 해답은 선수육성이다. 한웅수 총장은 “지금까지 구단들이 많이 노력해 유소년클럽시스템이 어느 정도 정착됐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구단은 FC바르셀로나(스페인)다. 유소년시스템을 통해 70% 정도의 선수를 수급하고 있는데, 우리 구단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 선수수급도 원활해지고, 선수단 운영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프로축구시장의 현실에선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처럼 선수들을 대거 사들여 팀을 운영할 수 있는 구단이 많지 않다. 안정적인 구단 운영이 가능하려면 지속적으로 육성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프로축구연맹의 구상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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