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2’ 변칙 개봉, 한국영화계 강력 반발

입력 2014-07-0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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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의 수입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개봉일을 당초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기자 한국영화계뿐 아니라 외화 수입사들도 “시장 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횡포?

예정일보다 1주일 앞당겨 10일 개봉
“등급 심의가 빨리 끝났다” 거짓 해명
거대 자본의 시장 교란…상도의 논란
‘좋은 친구들’ ‘사보티지’ 흥행 직격탄


할리우드 직배사의 블록버스터 ‘변칙 개봉’에 따른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더욱이 직배사 측이 그 와중에 ‘거짓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할리우드 영화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이 당초 16일에서 일주일을 앞당긴 10일 개봉키로 하면서 영화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가 이를 비판하며 “불공정한 변칙 개봉을 철회하라”고 요구했지만 ‘혹성탈출:반격의 서막’ 수입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코리아(폭스)는 “관객이 원한다”며 일정대로 개봉을 강행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이 개봉 일정을 당기며 명분으로 삼은 “영화 등급이 빨리 확정됐다”는 설명이 ‘거짓 해명’으로 드러났다. 폭스는 4일 “컴퓨터그래픽 분량이 많아 등급 심사가 늦어질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보다 빠른 7월3일 등급을 받았다”고 알렸다.

하지만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설명은 다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6일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은 6월25일 등급이 확정됐고 3D버전은 7월2일 그 결과가 나왔다”며 “영화를 포함한 영상물은 보통 원하는 날짜에 맞춰 신청해 등급을 받을 수 있다. 등급을 일찍 받아 개봉을 변경했다는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영등위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번 변칙 개봉은 등급 심의와는 무관하게 진행됐다는 의미다.

영화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의 한 장면.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폭스는 또 “영화에 대한 관객의 뜨거운 성화와 폭발적인 기대가 이어져 한국 관객에게 좀 더 빨리 영화를 보이기 위해 개봉을 앞당겼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한 제협의 해석은 전혀 다르다. 제협은 “영화는 제작에서 상영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 비용이 필요한 작업으로 적지 않은 마케팅 비용을 들여 개봉 일정을 잡는다”며 “막대한 자본력을 내세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개봉 변경은 상도의에 맞지 않을뿐더러 시장의 기본질서를 혼란시켜 관객의 선택권마저 줄인다”고 꼬집었다.

‘혹성탈출2:반격의 서막’의 개봉 변경으로 직격탄을 맞을 영화도 여러 편이다. 일찌감치 10일 개봉을 확정한 지성·주지훈 주연의 ‘좋은 친구들’은 이렇다할 경쟁작이 없어 내심 초반 흥행을 기대했지만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외화도 비슷한 처지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영화 ‘사보티지’ 수입사인 메인타이틀픽쳐스 이창언 대표는 “이번 변칙 개봉은 시장의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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