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워싱턴 지오 곤잘레스 “한국 팬들 응원 감격”

입력 2014-07-30 17: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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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 곤잘레스.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초보감독 맷 윌리엄스(49)가 이끄는 워싱턴이 올 시즌 순항하고 있다.

워싱턴은 30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시즌 성적 57승 47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 애틀랜타와는 반 경기 차.

워싱턴은 시즌 초만해도 에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6)의 부진과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22)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등 주축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부상선수들이 팀에 복귀하고 부진했던 이들도 살아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 여기에 초보답지 않은 윌리엄스 감독의 냉철한 지도력마저 더해져 올 시즌 워싱턴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워싱턴의 강점은 투타양면에서의 적절한 조화에서 찾을 수 있다.

워싱턴은 30일 현재 팀 타율 0.249(8위), 출루율 0.318(5위), 득점 434점(6위) 등 공격 전 부문에 걸쳐 내셔널리그 상위권에 올라있다. 게다가 팀 평균자책점은 3.11로 내셔널리그 전체 1위일 만큼 뛰어나다.

특히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6)-지오 곤잘레스(29)-조던 짐머맨(28)으로 이어지는 선발 트리오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리그 정상급 투수들이다.

이중 유일한 좌완투수인 곤잘레스는 지난 2012년 21승 8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하며 당시 빅리그 투수 중 유일하게 20승 고지를 밟으며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곤잘레스는 지난해 비록 11승에 그쳤고 올 해도 25일 현재 6승 5패에 머물고 있지만 빅리그 풀타임 투수로 활약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매년 3점대 초반의 방어율과 200이닝 투구를 기록할 만큼 뛰어난 투수이다.

특히 95마일(153km)의 속구와 섞어 던지는 78마일(125km)의 느린 커브는 타자들의 스윙타이밍을 뺐는데 일품이다. 특히 곤잘레스가 아버지에게 배운 커브는 공의 회전이 마치 직구처럼 보여 ‘타자들을 현혹하는데 그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쿠바계 미국인인 곤잘레스는 200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38번)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고 이후 필라델피아-시카고 화이트삭스-오클랜드로 트레이드 된 뒤 2008년 8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2004년 프로에 진출한 곤잘레스는 4년 후인 2008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또 다시 4년 후인 2012년 시즌 21승을 달성해 ‘매 4년 주기로 잘하는 선수’라는 우스개 소리를 듣기도 했다.

동아닷컴은 한국 언론 최초로 최근 미국 현지에서 곤잘레스를 만나 인터뷰 했다.

다음은 곤잘레스와의 일문일답.

-만나서 반갑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웃으며) 좋다. 게다가 우리 팀 동료들이 좋아서 이들과 함께 운동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 특히 우리 팀 동료들은 항상 긍정적이고 승리에 대한 열망도 매우 크다. 이런 팀의 일원이 되어 함께 승리를 향해 뛸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지오 곤잘레스. 동아닷컴DB

-2012년 다승왕에 오르는 등 빅리그 데뷔 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주저 없이) 건강해야 한다. 이는 투수는 물론 야수에게도 해당하는 것으로 야구선수라면 우선 건강해야 한다. 그래야만 경쟁도 가능하고 자신이 가진 역량과 잠재력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추가한다면 마운드에 올랐을 때 항상 내 자신을 믿고 공격적인 피칭을 한 것도 도움이 됐다.”

-어렸을 때 야구를 시작한 걸로 안다. 당시 롤모델은 누구였나?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나를 항상 바른 곳으로 인도해 주셨고 특히 야구와 관련해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야구 외에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내가 잘못하면 꾸짖고 바른 언행을 할 수 있도록 잡아주셨다. 이런 아버지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른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버지에게 커브를 던지는 법도 배웠다고 들었다.

“그렇다. 아버지에게 배웠는데 나한테 정말 잘 맞고 특히 커브가 마치 속구처럼 보여 지금껏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아버지에게 커브 던지는 것을 배운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커브만큼은 그립이나 폼을 교정하지 않았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웃으며) 많이 이기면 좋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그리고 등판하는 경기마다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지난 2012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프로에 진출한 뒤 처음 경험하는 포스트시즌이어서 그랬는지 당시 느꼈던 짜릿함과 벅찬 감동은 오랜 시간 기억될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타자를 상대했다. 가장 까다로운 이를 꼽자면?

“야구가 재미있는 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게 어쩔 땐 쉽지만 때론 매우 어렵다. 그러다보니 투수와 타자의 상관관계도 항상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웃으며) 내가 주로 어떤 타자에게 약했는지는 당신이 자료를 찾아보기 바란다.”

-(웃으며) 나한테 지금 숙제를 내주는 건가?

“그렇다. 늦지 않게 제출해야 한다. 하하.”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그런 날은 야구에 대해 일절 생각하지 않고 지낸다. TV는 물론 비디오게임을 하더라도 야구와 관련된 것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쉬는 날 만큼은 야구를 완전히 잊고 낚시를 하거나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거나 아니면……”

왼쪽부터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6), 지오 곤잘레스(29), 조던 짐머맨(28). 동아닷컴DB

-볼링도 할 것 같다.

“볼링은 안 한다. 잘못하면 팔이나 어깨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째거나 쉬는 날만큼은 야구를 잊고 지내려고 한다. 왜냐면 빅리그는 시즌도 길고 스프링캠프 기간이나 플레이오프까지 더하면 거의 일년 내 야구만 해야 되기 때문에 가끔은 야구를 잊고 지내는 시간도 필요하다.”

-당신도 별명이 있나?

“특별한 건 없다. 동료들이 내 성과 이름을 줄여 ‘지지(GG)’라고 부르거나 아니면 그냥 지오라고 부른다.”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가?

“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선수에 비하면 많은 편은 아니다. 매 2주마다 이발을 하거나 등판하는 날마다 이탈리아 음식을 먹고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제외하면 없다.”

-음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묻는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집에서 만든 쿠바음식을 제일 좋아한다. 쌀밥과 찐 검은콩 그리고 구운 닭고기 같은 쿠바음식을 제일 좋아한다.”

-음식 이야기를 하니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웃으며) 나도 먹는 이야기를 했더니 입 안에 침이 고인다. 하하.”

-인터뷰 전에 보니 남미출신의 동료들과 스페인어로 유창하게 대화하던데?

“내가 쿠바계 미국인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스페인어를 못했다. 하지만 프로에 진출한 뒤 남미동료들과 소통하기 위해 일부러 배운 것이다.”

-곤잘레스 당신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야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 같은 빅리그 선수들은 야구를 통해 삶을 영위하고 아울러 축복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빅리그 선수들은 야구를 통해 팬들과 교류하고 때론 어린이들에게 롤모델이 되어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팬들 특히 한국에 있는 팬들을 위해 한 마디 해달라.

“와, 정말인가? 한국에도 나를 좋아하는 팬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웃으며) 나중에 한국으로 이사가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하하. 멀리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아울러 그들이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빅리그에서 뛰는 동안 항상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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