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화네트웍스
이런 상황에서 KBS2 주말드라마가 가진 선택지는 두가지였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착한 드라마'로 승부할 것인가다.
13일 제작 발표회를 통해 공개한 KBS2 새 주말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극본 강은경, 연출 전창근)는 앞서 언급한 선택지에서 이들이 무엇을 골랐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들은 다시 초심으로 온 가족이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같은 전략의 선봉에는 연기로 흠을 잡을 수 없는 배우 유동근이 선다. 그는 이 작품에서 재벌그룹의 회장님도, 한 나라의 건국군주도 아닌 두부가게를 운영하며 삼남매를 홀로 길러낸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차순봉을 연기한다.
유동근은 이 드라마에서 주말 저녁 채널 선택권을 쥔 부모 세대의 공감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그는 때로 자식들에게 치이면서 섭섭함과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는 아버지를 연기해 부모 세대에게는 공감을, 자식 세대에게는 미안함을 느끼게 할 예정이다.
이런 유동근의 연기를 받치는 것은 윤박, 김현주, 박형식으로 이어지는 차 씨 집안 삼남매다. 이들은 각각 의사, 대기업 비서, 골칫덩이 백수를 연기하며 유동근의 고뇌를 더욱 깊게 만들게 된다.
뿐만 아니라 차 씨 집안 삼남매는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인 러브라인을 책임지면서 극을 더욱 풍성하게 꾸며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김현주와 김상경의 관계와 박형식-남지현-서강준이 펼치는 코믹한 삼각관계는 주말 드라마에서 간과하기 쉬운 이슈몰이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화와 기록은 언제나 깨지라고 존재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도 '참 좋은 시절'의 시청률은 KBS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듯한 모양새다. 소시민 아버지를 내세워 가족애를 전면에 배치한 '가족끼리 왜 이래'는 한번 금이 가버린 시청률 불패신화를 새롭게 고쳐쓸 수 있을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