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클라우드 게임으로 돌아온 파이널판타지 VII

입력 2014-08-19 11: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세월이 지나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은 '명작'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게임에도 해당한다. 스퀘어 에닉스가 제작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가 이런 작품 중 하나다. 1987년 처음 출시된 이 게임은 오늘날까지 시리즈(파이널판타지 XIV)를 이어가면서 출시 중이다. 지난 2001년에는 같은 제목의 영화로 개봉된 바 있다.


시리즈마다 약 100시간에 이르는 게임 스토리도 출중하지만, OST도 제법 유명하다. 예를 들면 파이널판타지 X 한국판에서 OST '얼마나 좋을까'를 가수 이수영이 불러 화제가 됐다. 또한, 드렁큰 타이거 2집 수록곡 중 '그의 끝에 시작(Final Fantasy)'은 파이널판타지 VII의 OST 일부를 샘플링해 제작한 곡이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는 과거 패미컴, 플레이스테이션 등 콘솔 게임으로 출시되다, PC 대중화에 맞춰 PC 버전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iOS, 안드로이드 등 스마트폰용으로 리메이크한 작품도 등장하고 있다. 현재 I~VI까지 필요 사양과 용량이 적은 시리즈는 앱 장터에서 직접 내려받아 구동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파이널판타지 VII 이후 버전은 아직 모바일용으로 출시되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용량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 2012년 재출시된 PC 버전의 경우 필수 저장장치 용량 3GB, 메모리 1GB, 프로세서 클럭 2GHz 이상 등을 요구한다. 스마트폰에 저장하기에는 버거운 용량이다.

그런데 얼마 전 SK텔레콤 클라우드 게임에서 파이널판타지 VII을 정식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에서 유일하게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생겨난 것.


클라우드 게임이란 서버에 있는 게임을 내 스마트폰에 불러와 사용하는 개념이다. 게임을 실제로 설치/구동하는 것은 서버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성능은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원활한 네트워크 환경만 있으면 된다. 심지어 게임을 직접 설치할 필요도 없어, 저장 공간이 한정된 스마트폰에 적절하다. 가장 최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의 경우 파이널판타지 VII은 물론, '배트맨: 아캄시티', '레지던트이블 5', '데빌 메이 크라이 4' 등의 총 27종의 고사양/대용량 게임을 지원한다.


그렇다면 클라우드 게임으로 즐기는 파이널판타지 VII은 어떤 모습일까? 실제로 구동해봤다. 우선 게임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블루투스 컨트롤러인 D2-Mars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이 아닌, SKT Btv(IPTV)에서 게임을 구동하려면 게임 유/무선 컨트롤러나 USB 키보드가 필요하다.


LTE 네트워크로 연결 시 레이턴시(Latency, 지연시간)은 0.1초 이하인 정도로 게임 전문가나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느끼지 못할 정도다. 특히 이런 턴RPG(공격과 방어를 번갈아 가며 진행하는 RPG)에서는 레이턴시를 거의 느낄 수 없다.


게임성은 두말할 필요 없다. 이미 입증된 콘텐츠인 파이널판타지 VII과 동일한 콘텐츠를 구동하기 때문에 게임 진행의 차이점이 전혀 없다. 다만 클라우드 게임의 경우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최근 유행하는 MMORPG를 벗어나, 스토리와 전략을 중시하는 일본식 RPG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게임 진행의 자유도는 없지만,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스토리와 캐릭터에 몰입할 것이다. 물론 그래픽 효과는 최근 게임과 비교해 떨어지지만, 이 게임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획기적인 게임이었다.


만약 1997년 발매된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을 즐겼던 사람이라면 새로 도입된 '업적' 시스템이 새로운 재미 요소가 될 것이다. 기존과는 달리 특정 캐릭터 최종 스킬 얻기, 캐릭터 최대 레벨 도달하기, 이벤트 보스(루비 웨폰 등) 공략하기 같은 36개의 도전과제를 통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도전과제 중에는 '첫 승리' 등 간단한 것도 있지만, '9,999만 9,999길(Gil, 파이널판타지의 화폐 단위) 모으기' 등 '하드코어'한 도전과제도 있으니, 게임 애호가라면 도전할 만하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보인다. 바로 한글화다. 한글화하지 않은 영문 PC 버전을 그대로 가져온 게임이라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클라우드 게임의 특성상 한글 패치가 등장하면 이를 즉시 반영할 수 있다. SK텔레콤 역시 곧 한글화 패치를 제공할 계획이라 게이머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영어 대사도 그리 어렵지 않으니, 게임을 진행하거나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큰 무리는 없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는 이미 1억 장 이상 팔리며 그 인기를 입증한 작품이다. 특히 VII은 시리즈 중 최초로 3D 그래픽을 도입했으며, 게임 사이의 내용을 연결해주는 동영상도 처음으로 넣은 '기념비적'작품이다. 클라우드 게임으로 돌아온 파이널판타지VII은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과거 접해본 사람에게는 추억과 신선함을 동시에 줄 수 있는 게임이다.

* 해당 기사에 대한 의견은 IT동아 페이스북(www.facebook.com/itdonga)으로도 받고 있습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