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7∼8년만 젊었어도 병호와 해볼만 했을텐데”

입력 2014-08-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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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후배 박병호의 40홈런 달성 극찬
“50홈런 순간 더 무서운 타자될것”

“(박)병호와 같은 세대였다면 정말 좋은 대결이 됐을 것 같다.”

삼성의 베테랑타자 이승엽(38)은 20일 광주 KIA-삼성전을 앞두고 전날(19일) 40홈런을 달성한 후배 박병호(28·넥센)를 크게 칭찬했다. 박병호는 이날 열린 목동 LG전에서 1회 2사 3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류제국의 143km 직구를 받아쳐 우월 장외홈런을 터뜨리며 마침내 40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2010년 롯데 이대호 이후 4년 만에 터진 40홈런이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홈런타자 이승엽은 한국무대 시절인 1999년(54홈런)과 2002년(47홈런), 2003년(56홈런)과 일본 요미우리 당시인 2006년(41홈런)에 40홈런을 넘긴 바 있다.

이승엽은 후배를 애정 어린 마음으로 바라봤다. 그는 “39개와 40개는 엄청난 차이를 갖고 있다. 병호도 이제 편안하게 홈런을 칠 수 있을 것 같다. 40개는 충분히 칠만한 페이스였다. 50개도 바라볼 만하다”고 응원했다.

이승엽이 본 박병호는 ‘큰 타자’다. 비록 조금 늦은 나이에 꽃을 피웠지만 이제부터 박병호의 시대가 진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년간 홈런왕과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병호는 국내 선수 중에서도 독보적인 스윙 스피드를 갖고 있다. 중심은 항상 뒤에 놓여있다. 힘이 좋아서 언제든지 몰아칠 만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승엽 스스로 선수 본연이 가지고 있는 경쟁심도 드러냈다. 물론 불혹을 앞두고 있는 지금, 박병호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이승엽도 이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그는 “내가 7∼8년만 젊어서 병호와 한번 붙어봤으면 정말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에게 큰 자극이 됐을 것이다”고 웃었다.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승엽은 “전에 병호한테 한번 얘기한 적도 있지만 좋은 기회는 매번 찾아오는 게 아니다. 목표의식을 갖고 부딪혀야 한다”고 했다. 이어 “(50홈런을) 넘기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 더 무서운 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아끼는 후배에게 힘을 실어줬다.

광주|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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