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 함께하는 명품 CAR TALK] 성시연 단장 “BMW는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닮았다”

입력 2014-08-2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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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420d xDrive 그란 쿠페 스포츠라인과 함께 포즈를 취한 경기필하모닉 성시연 단장. 국내 여성1호 국·공립 오케스트라 단장인 성단장은 BMW 420d xDrive 그란 쿠페 스포츠라인을 “마치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연상하게 하는 차”라고 표현했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성시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장의 BMW 예찬

“불새가 나는 것 처럼 도로를 질주하는 듯
‘여성1호 부지휘자’ 등 늘 새 도전과 싸움
무모한 도전보단 끝까지 노력 했으면…”


세계적인 명문오케스트라 미국 보스턴심포니 ‘여성1호’ 부지휘자, 서울시립교향악단 ‘여성1호’ 부지휘자, 국내 국·공립오케스트라 ‘여성1호’ 단장.

지휘자 성시연(38)에게는 어디서 무엇을 하든 ‘여성1호’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가 가면 ‘여성1호’의 길이 났다는 말이 맞다.

그의 지휘이력은 콩쿠르에서 더욱 빛이 난다. 2003년 독일 졸링엔 여성 지휘자콩쿠르 우승, 2006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콩쿠르 우승, 2007년 구스타프 말러 지휘콩쿠르 1위없는 2위, 2011년 독일 음악협회 지휘포럼 콩쿠르 2위. 2012년에는 미국 탱글우드에서 열린 존 윌리엄즈의 80회 생일 콘서트에서 보스턴심포니를 지휘해 세계 클래식계를 놀라게 했다. 한 마디로 브레이크를 밟아보지 않은, 가속 인생이다.

현재 성시연의 공식직함은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단장. 1월에 취임해 이미 몇 차례의 연주회를 성공리에 마쳤다. 벌써부터 “경기필의 소리가 달라졌다”는 찬사가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최근 수원시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성 단장을 만났다.


-늘 ‘여성1호’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아직까지도 ‘여성1호’가 이슈가 된다는 것이 놀라울 때가 있다.


“연연하지 않는다. ‘여성1호’가 아니라 더 큰 그림, 더 큰 물을 보고 싶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성1호’라는 이름에 매일 수도 있고, 차고 나갈 수도 있다고 본다. 지금은 내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것이 내 할 일이다.”


-최근 경기필은 침체기였다.


“경기필도 내 개인적으로도 최근 몇 년 간은 침체기였다. 나쁘게 보지 않는다. 좋은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인생의 달고 쓰고 떫은맛을 다 봐야 하니까. 독일 속담에 ‘차가운 물에 빠진다’는 표현이 있다. 앞이 막막할 때일수록 뛰어들어 헤쳐 나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나와 경기필은 잘 맞는다. 얼음장 같이 찬 물에 빠졌던 두 개체가 만나 오히려 뜨거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도 (침체기에 빠지기 전인) 3년 전의 촉수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요즘 경기필이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오케스트라의 경우 리허설 후 복도에서 들리는 단원들의 말소리, 웃음소리에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웃음소리가 확실히 많아지고 있다. (지휘자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좋은 음악을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009년, 정명훈 예술감독은 서울시향에 대해 “A학점을 주고 싶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성단장은 경기필에 어떤 학점을 주고 싶나.


“(한동안 생각) 학점이 아닌 장학금을 주고 싶다. 학점은 2년 후에.”


-단장이란 자리는 지휘만 하면 되는 자리가 아닐 텐데.

“난 사실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다. 대인관계도 익숙하지 않다. 지휘자로만 일할 때는 나 자신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기억이 없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경기필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고 있다. 밖에 나가서 뭐라도 하나 떼다가 먹여주고 싶다. 이런 게 엄마의 마음인가(웃음)?”


-보스턴심포니 부지휘자 시절 거장 제임스 레바인과 함께 일했다. 레바인이 존경심을 갖고 오케스트라를 다루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성단장의 소통 스타일은 어떤 것인가.

“이런저런 것을 하라고 지시나 지적을 하기보다는 단원들이 역량을 보일 수 있는 부분은 마음껏 하라고 놔두는 편이다. 단원들이 연주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부드러운 지휘자일 것 같다.


“그럴 것 같나. 사실 난 보기처럼 착하지는 않다(웃음). 엄격하게 할 때도 당연히 있다. 단원들이 스스로 해오지 않으면 할 때까지 요구를 한다. 그래도 안 하면 나도 화를 낸다.”


-평소 일상에 대해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신비주의 콘셉트인가.

“개인적인 부분에서라면 신비주의 성향이다. 뭘 알고 싶은가(웃음). 연습이나 연주회가 없을 때는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 아참, 독일에서 올 때 강아지를 한 마리 데리고 왔다. 10개월 된 치와와로 이름은 ‘하치’다. 하치가 심심할까봐 최근 치와와 한 마리를 더 입양했다. 요즘 애견인으로 살고 있다. 두 마리 모두 ‘남자’다.”


-오늘 시승한 BMW 420d xDrive 그란 쿠페 스포츠 라인을 클래식 음악에 비유한다면.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쿠페라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다. BMW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BMW만의 이미지를 개척한 브랜드다. 스트라빈스키 역시 음악의 새로운 지평선을 연 인물이다. 불새가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느낌과 BMW가 도로 위를 질주할 때의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미래의 성시연’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지휘는 지휘봉만 들고 휘젓는 것이 아니다. 베테랑 지휘자들도 60세가 되어서야 ‘이제 지휘가 뭔지 알 것 같다’라고 토로할 정도다. 무모한 도전은 하지 말되, 도전을 하려면 끝까지 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수원|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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