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스포츠동아DB
8월 LG 불펜 방어율 2.70까지 낮춰
LG가 최하위에서 4위로 올라왔다. 비결은 강해진 불펜이었다. LG 불펜진의 방어율은 3∼4월만 해도 5.52로 좋지 않았지만 5월 4.92, 6월 3.77, 7월 3.29 등 조금씩 상승곡선을 그렸다. 8월 들어서는 26일까지 불펜진 방어율을 2.70까지 낮췄다.
불펜투수는 어려운 보직이다. 경기에 나가든, 안 나가든 매일 등판 준비를 해야 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계속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져야 한다. 또 위기상황에서 막아내면 본전, 실점하면 역적이 되기 쉽다. 신체뿐 아니라 심적으로 자기관리가 쉽지 않다.
그러나 LG 불펜투수들은 마치 계획한 듯 제 컨디션을 되찾았다. 이유가 있었다. LG 마무리투수 봉중근(사진)은 2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윤)지웅이와 (정)찬헌이 같은 젊은 투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해주면서 중간계투진에 힘이 생겼다”며 “시즌 초반에는 좋지 않았던 (이)동현이와 나도 좋은 시기에 컨디션이 올라와서 성적이 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다. 올 시즌 LG 불펜진을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바로 신재웅이다. 26일까지 7승2패, 방어율 3.68을 기록중이다. 선발이 무너지면 긴 이닝을 소화하는 롱릴리프로 벌써 7승이나 거뒀다. 그의 가치는 숫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LG가 리드하고 있을 때라 동점이나 지고 있을 때도 마운드에 올라 호투를 펼치며 경기흐름을 가져온다. 덕분에 선발진의 부담이 덜었고, 계투조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었다. 투수진이 안정되자 LG는 무섭게 승수를 쌓았다.
신재웅은 투수들의 실력향상에도 역할을 했다. 봉중근은 “(신)재웅이 때문에 불펜투수들이 서로 경쟁이 붙었다”며 “시속 130km대 후반, 140km대 초반 공을 던지던 투수가 150km까지 구속을 끌어올렸다는 자체가 놀라운 일 아닌가. 재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그래서 후배지만 나 역시 재웅이가 어떻게 훈련하는지 지켜보면서 배우고 있다. 다른 투수들도 재웅이를 보면서 서로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직까지는 삼성이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우리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아직은 모자라지만 3년간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이면 불펜이 강하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 최강 불펜이 삼성이 아닌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봉중근은 이를 악물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