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막판스퍼트 원동력은 염경엽 감독의 인내심

입력 2014-09-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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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투수 부진에 2군 캠프서 후반기 대비 채찍
돌아온 선발 문성현·오재영 제 역할 톡톡
타자들에겐 자율훈련…컨디션 조절 도와


2위 넥센이 1위 삼성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삼성이 주춤하는 사이 무섭게 승수를 쌓으며 게임차를 좁혔다. 막판 스퍼트가 좋다. 8월 한 달간 22경기를 해 14승8패를 했다. 투타밸런스가 좋다. 이 기간 팀 방어율이 4.31로 LG(3.92)에 이어 두 번째로 좋았고, 타선은 팀 타율 0.300에 41홈런, 147타점이라는 괴력을 자랑했다. 이제 2위를 넘어 1위 자리까지도 넘보고 있는 넥센의 후반기 저력은 과연 뭘까.


● 선발 캠프부터 다시 해!

넥센 염경엽 감독은 시즌 중반 “각 팀의 전력이 평준화돼 시즌 후반기에나 순위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염 감독의 말처럼 잔여경기가 20개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9개 팀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염 감독은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후반기를 대비해 준비에 들어갔다. 첫 번째가 선발진 구성을 다시 하는 것이었다. 염 감독은 시즌 초 부진했던 문성현, 오재영을 2군으로 내려 보내면서 “기본부터 다시 하라고 했다. 캠프를 다시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다. 넥센은 붕괴된 선발진으로 인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강력한 타선 덕분에 경기는 이기고 있었지만 늘 불안감이 있었다. 염 감독도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기분”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염 감독은 둘에게 “준비가 안돼 있는 상태에서 던져봤자 어차피 팀에 도움이 안 된다. 차라리 후반기 돌아올 수 있도록 캐치볼부터 다시 하라”고 지시했다. 효과는 후반기 드러나고 있다. 2군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오재영은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제 역할을 하고 있고, 문성현도 8월 31일 목동 삼성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1위 싸움에 불씨를 당기는 귀중한 호투였다.


● 타자들 자율훈련 책임은 선수 몫

투수뿐 아니다. 염 감독은 타자들에게 자율훈련권을 부여한다. “훈련을 많이 한다고 잘 치게 되는 것 아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경기를 치르는 것은 컨디션이다. 자신의 몸 상태는 선수가 가장 잘 안다”며 “피곤하면 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경기 결과가 좋지 않고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면 스스로 하게 마련이다”고 설명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감독은 많이 참아야하는 자리”라고 했다. 염 감독도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참고 또 참으며 모자란 팀 전력을 채워가고 있다. 그 인내심이 체력이 고갈되는 후반기 넥센에 힘이 되고 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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