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반란’ 정지혜, 세계사격선수권 여자 10 m 공기권총 깜짝 금메달

입력 2014-09-12 22: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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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25·부산시청·왼쪽)가 12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라나다 후안 카를로스 1세 올림픽사격장에서 열린 제51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20발)에서 197.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사격대표팀 마영신(42·동해시청)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그라나다(스페인)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한국의 사상 최초 세계선수권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쿼터까지 획득까지 겹경사

정지혜, 첫 메이저대회 출전에서 깜작 금메달 쾌거

2012년 부상으로 사격 그만두는 등 인고의 시간 보내

2013년 복귀 후 마침내 세계 정상까지

인천아시안게임 전망도 밝혀


정지혜(25·부산시청)가 세계사격선수권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지혜는 12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라나다 후안 카를로스 1세 올림픽사격장에서 열린 제51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20발)에서 197.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올레나 코체브이크(우크라이나·196.7점), 동메달은 유치아잉(대만·177.0점)에게 돌아갔다. 한국 여자 10m 공기권총이 세계선수권 정상에 선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 종목 세계선수권에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쿼터 6장이 걸려 있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2관왕 진종오(35·kt), 여자 25m 권총 은메달리스트 김장미(22·우리은행)에 이어 3번째로 올림픽 쿼터를 획득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예상 밖의 깜짝 금메달이었다. 정지혜는 본선에서 8위(382점)를 기록하며 8명이 겨루는 본선에 간신히 진출했다. 하지만 결선에선 20발 중 단 한번도 8점대를 쏘지 않는 안정된 감각을 과시했다. 5번째 발까지 4위를 기록하던 정지혜는 6번째 발에서 10.6점을 쏘며 1위에 올라섰다. 7번째 발에서 9.5점으로 잠시 2위로 떨어졌지만, 8번째 발에서 10.2점으로 다시 선두에 자리를 잡은 뒤 15번째 발까지 1위를 지켰다. 16번째 발에서 10.1점으로 코체브이크에게 1위를 다시 뺏긴 정지혜는 마지막 19번째 발에서 10.2점으로 쏘며 선두를 재탈환했다. 코체브이크는 19번째 발에서 8.4점을 쏘며 자멸했다. 정지혜는 마지막 20번째 발에서 9.2점을 기록하며 2위를 0.7점 차이로 제쳤다.

사격대표팀 마영신(42·동해시청) 코치는 “정지혜 선수가 국제대회 경험이 적고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잘 가꾸면 크게 될 재목이다. 뚝심도 있고, 매사에 긍정적인 것이 사격선수로서 큰 장점이다. 결선에 들어가기 전 ‘아시안게임을 대비한다고 생각하자. 6등 안에 들어서 올림픽 쿼터만 딴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쏘자’고 얘기했는데 큰 선물이 돌아왔다”며 기뻐했다.

정지혜는 “메이저대회(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솔직히 많이 떨렸다. (진)종오 오빠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자기 경험을 얘기해주셔서 도움이 된 것 같다. 메달은 딸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금메달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만큼 많이 준비하고 훈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2012년에 대상포진과 합병증으로 근육 만성 통증이 찾아와 사격을 1년 2개월 동안 그만뒀었다. 당시엔 ‘할 줄 아는 게 사격 밖에 없는데 어쩌나’하는 생각에 큰 회의감이 밀려왔다. 2013년부터 다시 총을 잡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너무 기쁘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또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라나다(스페인)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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