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숨은 리더십이 전력 업!

입력 2014-09-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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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4할 타자’로 경험이 풍부한 야구대표팀 김현수는 이번에 처음 국제대회 무대를 밟는 선수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숨은 리더’로 꼽힌다. 지난 18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서 주루 플레이를 하는 김현수.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노트북 가져와 선수들과 야구영상 분석하며 경기준비
베이징올림픽·WBC 등 풍부한 국제경험 노하우 공유

불과 한 달 만에 관객 1700만 명을 불러 모은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은 12척의 배로 300척의 왜군과 맞선다.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 왜군의 위용에 다른 장수들은 차마 싸울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을 때 가장 먼저 이순신이 적군을 향해 칼을 빼든다. 이순신이 움직이자 부하들도 용기를 내 전투를 개시한다. ‘솔선수범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서 이순신처럼 ‘솔선수범 리더십’을 보여주는 이는 바로 김현수(26·두산)다. 물론 이번 야구 대표팀의 주장은 박병호(28·넥센)다. 그는 처음 태극마크를 달자마자 주장까지 맡아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봉중근(34·LG)이 “(박)병호가 저렇게 리더십이 있는 줄 몰랐다. 주장 역할을 너무나 잘 해주고 있어 나도 깜짝 놀랐다”고 할 정도다.

박병호가 대표팀 전면에 나서 있다면, 김현수는 숨은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유지현 수비코치는 대표팀이 소집된 후 강민호(29·롯데)와 김현수에게 “너희가 ‘파이팅’ 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부탁했다. 이유가 있다. 이들은 베테랑 국가대표이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3년 WBC에 출전하면서 타율 0.400(85타수 34안타)을 기록한 ‘국가대표 4할 타자’다. 국제대회에 잘 칠뿐 아니라 경험이 풍부하다.

이번 대표팀에는 국제대회에 나가보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대표팀에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김현수가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실제 이번 대회에서 TV가 없어 무료한 선수촌 생활을 대비해 노트북을 가져가 설치한 뒤 방에 ‘전력분석실’을 만들었다. 선수들과 모여 야구영상을 보면서 경기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그라운드에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김현수는 한국의 첫 경기였던 22일 문학 태국전에서 3번 타순에 배치됐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김현수의 국제대회 경험을 높이 산 것이다. 그는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으로 팀의 대승에 한몫 했다. 특히 1회 무사 1·2루 찬스에서 1타점짜리 우월적시2루타를 때려내며 한국의 선취점을 뽑아냈다. 아무리 상대가 약체인 태국이지만 대회 첫 경기였고, 첫 타점이 중요한 상황에서 김현수가 해결사로 나섰다. 한국은 김현수의 타점을 시작으로 1회에만 8점을 올리며 사실상 승리를 결정지었다. 감기와 비염이 겹치며 몸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음에도 타석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진가를 발휘했다. 김현수는 태국전을 이긴 뒤에도 “150km나 120km나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아무래도 대만 투수들의 공이 빨라 보이는 것은 있을 것이다”며 긴장의 고삐를 풀지 않고는 “대만전에는 타순이 어떨지 모른다. 9번도 괜찮고 2번도 괜찮다. 팀만 이기면 된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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