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빈 “날 죽였다 살린 예능, 뗄 수 없는 존재” [인터뷰]

입력 2014-09-28 1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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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빈 “날 죽였다가 살린 예능…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 [인터뷰]

○이준기, 한류스타답지 않은 서글서글한 성격
○극 중 아버지 유오성, 나도 극진히 모셨다

여배우가 섹시한 매력과 인간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갖추기란 쉽지 않다. 특히 쿨한 모습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여배우가 사극에 위화감 없이 동화되는 일도 굉장히 드물다.

이런 면에서 전혜빈은 분명 특이한 지점에 서 있다. 광고와 화보를 통해 탄탄하고 매끈한 몸매로 주목을 받으면서도 예능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은 신입 구조대원으로, 사극에서는 단아한 여인상을 보여주는 등 다채로운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사극연기가 훨씬 좋아요. 뭔가 연기적으로 현대극보다 더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느낌을 받아요. 현대극은 항상 톤이 높은 채로 시작해야 하지만 사극은 점점 감정이 고조되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니까 배우 입장에서도 차분하게 이끌어 갈 수 있죠."

전혜빈이 느끼는 사극 연기의 장점은 KBS2 수목드라마 '조선 총잡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야망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겸비한 여장부이면서도 처음 느끼는 사랑 앞에 흔들리는 혜원의 모습은 전혜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혜원은 사극에서 찾기 힘들었던 캐릭터였어요. 조선시대에는 있을 수 없었던 캐릭터랄까요. 처음 사랑을 느꼈던 상대에게 다시 복수를 생각하는 복잡한 감정변화는 준비하면서도 굉장히 재밌었어요. 오히려 더 많이 못 보여드린 것이 아쉬울 정도에요."


전혜빈의 개인적인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조선 총잡이'는 꾸준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끝을 맺었다. 그는 이같은 '조선 총잡이'의 성공 요인를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팀웍을 꼽았다.



"우리는 정말 단합이 잘됐어요. 우선 주연을 맡은 (이)준기 오빠가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사람들을 잘 챙겨요. 서로 맛집도 찾아다니고 술고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또 가장 선배이신 유오성 선배님도 실제 아버지처럼 많이 챙겨주셔서 저도 마음을 다해서 극진히 모셨죠."

이어 전혜빈은 유오성과의 호흡을 이야기하며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악역의 행동을 납득시키고 연민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자 굉장히 많은 걸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전혜빈은 꾸준히 작품을 통해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벗었다. 또한 예능으로 뜬 반짝 스타가 아니라는 것도 보여줬다. 이런 결실에 전혜빈은 "나도 신기할 때가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저는 예능으로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진 적도 있고 이걸 반전시킨 것도 있어요. 배우이긴 하지만 예능하고는 확실히 떨어뜨려 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남들은 왜 그렇게 나서느냐고 하지만 우선 제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으면 불나방 같이 달려드는 성격 때문인 것 같아요."

그는 "앞으로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예능이 있다면 '심장이 뛴다'처럼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배우로서도 지금처럼만 욕심 부리지 않고 조금씩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서야 일의 재미를 알았어요. 예전에는 잠깐 결혼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데 지금은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방법을 조금씩 알았으니 남아있는 제 시간을 더욱 활용하려고 해요. 그래서 이번에는 예전부터 꿈이었던 유학 흉내를 좀 내보려고요. 영국에 가서 잠깐이나마 배우가 아닌 한국에서 온 학생 전혜빈으로 살아볼 생각이에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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