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 “‘다이빙 벨’, 외압 있어도 상영할 것” [인터뷰]

입력 2014-09-29 1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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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벨’, 가장 큰 고민거리입니다.”

3일 전 만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부산시가 초청 상영작인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 벨’에 대해 상영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2일 개막하는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다이빙 벨’을 두고 서병수 부산시장은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이빙 벨’은 잠수부의 잠수를 돕는 수중 장비다.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수색을 위한 다이빙 벨 투입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와 안해룡 감독이 공동연출을 맡아 세월호 사건 당시 다이빙 벨 투입 논란 전말을 재구성해 세월호 사건에 둘러싼 여러 의문점을 짚어보는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 벨’을 세상에 내놓았다.

‘다이빙 벨’은 6일과 10일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다이빙 벨’의 상영 중단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빙 벨’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상영될 계획이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최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고민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를 만든 이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다이빙 벨’을 상영하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부산시에서 제대로 된 명분을 내세운 것도 아니며, 영화제는 영화로 소통하는 축제의 장이다. 종전 강정마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등에 관한 영화들도 모두 상영했다. ‘다이빙 벨’을 상영하지 않는 건 영화제의 정체성을 깨는 것이다. 다양성과 개방성을 추구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자체를 훼손하는 것이다. 이에 꼭 상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영일에 상영반대를 외치는 소리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이미 법적으로 모든 것을 처리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시위를 진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그들이 돌발행동은 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반대를 하려거든 영화를 보고 찬반을 논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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