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벨’ 우여곡절 끝에 첫 상영, 관객들 눈물·한탄 가득

입력 2014-10-06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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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기자가 6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센텀CGV에서 열린 영화 ‘다이빙벨’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부산|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논란의 중심에 섰던 ‘다이빙 벨’이 드디어 개봉했다.

6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점에서는 이상호·안해룡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공식초청돼 영화 상영 및 관객과의 대화(Guest Visit)가 열렸다.

'다이빙 벨'은 4월 16일 승객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한 비통한 사건 이후 이슈로 등장했던 다이빙 벨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와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의 안해룡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다큐멘터리 '다이빙 벨'은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수색을 위한 '다이빙 벨' 투입 여부를 두고 둘러싼 논란 전말을 재구성해 세월호 사건에 둘러싼 여러 의문점을 짚었다. 당시 정부에서 도움을 요청한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의 인터뷰가 담긴 이 다큐멘터리는 무능한 정부의 대처 능력과 이를 감싸고 오보만을 날리는 언론을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세월호의 진실을 앞으로도 파헤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상영 시간 내내, 정부의 어처구니 없는 대책과 행동을 보며 관객들은 한숨을 쉬고 안타까워 했다. "해경의 말을 들으면 구조 될거라고 아들에게 말했다. 우리 아들이 죽었다. 나 때문에 죽은 거다"라는 유가족의 인터뷰를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도 함께 했다. 상영이 끝난 후 유가족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관객과의 시간에서는 한 관객은 울며 질문을 하기도 했다.

상영 이후 관객과의 대화를 가진 이상호 감독은 "아이들이 침몰하는 동시에 진실도 침몰했다.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 했고 나는 진실을 비추기 위해 모든 자료를 확보하려고 노력했다"며 "시간이 지나고 세월호 사건이 잊혀지는 일이 없길 바라며 영화를 만들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다이빙 벨'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하기도 전에 '뜨거운 감자'가 됐다. 초청 소식이 알려지며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족 대책위가 부산영화제에 상영 철회를 요구했고 서병수 부산 시장 역시 상영 철회를 요구했다. 이와 반대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연대는 3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다이빙 벨' 상영 중단에 대해 반대했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외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호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측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세계적인 이목이 있는 이 곳에서 상영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다시 한번 부산국제영화 측에 감사드린다"며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상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개봉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수많은 질문이 오간 가운데 그는 "한 외신이 그러더라. 세월호로 대한민국이 (아이들을 살리자는) 하나의 뜻이 있었는데 언론이 다시 사이를 갈라놓는다고. 지금 시간이 지나고 많은 분들이 세월호를 잊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 진실을 알고 다시 세월호가 국민들의 마음에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관객들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호주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브레이든은 "호주에서 세월호 사건을 접한 적이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외신 소식이기 때문에 접할 기회가 많진 않았다. 그런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련된 영화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논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며 놀라웠다. '다이빙 벨' 투입 여부를 두고 있었던 이야기를 다뤄 좋았지만 유가족들의 이야기, 모습도 담겨 있어 균형을 잘 맞췄다고 생각한다"며 훌륭한 영화라는 말을 남겼다.

그에게 "상영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전하자 "말도 안 된다"고 깜짝 놀랐다. 그는 "호주에서도 그런 논쟁적인 영화가 있다. 하지만 정부가 관여하지 않으며 온전히 만든 이에게 권리가 있다"며 "한국에는 '외압'(Pressure)이 있다는 소리에 좀 놀랐다"고 말했다.

영화관을 나온 후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운동도 펼쳐졌다. 한 관객은 "세월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울리게 했다.

해운대(부산)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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