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샌디에이고 선발 캐시너 “불운 끝, 향후 활약 지켜보라”

입력 2014-10-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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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캐시너.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지난 수 년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내게 맞는 자리를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게다가 부상까지 겹쳤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겪은 것이 돌이켜보면 오히려 먼 장래를 내다봤을 때 더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선발 투수 앤드류 캐시너(28)가 동아닷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캐시너는 올 시즌 잦은 부상과 빈약한 타선지원 때문에 정규시즌 총 19경기에 선발등판해 5승 7패에 그쳤다. 투구 이닝수(123.1이닝)가 모자라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그의 평균자책점 2.55는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5위에 해당할 만큼 빼어났다.

미국 텍사스 주 출신인 캐시너는 대학생이었던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9번)에서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이 때만 해도 구속 100마일(약 160km)의 속구를 장착한 캐시너의 앞날은 탄탄대로처럼 보였다. 캐시너 또한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듯 프로진출 단 2년 만인 2010년 5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캐시너는 빅리그 데뷔 때부터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기용됐다. 1라운드에 지명된 투수가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기용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예상 밖의 일이었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데뷔 2년 째였던 2011년에는 잦은 부상으로 단 7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69에 그쳤다.

캐시너의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캐시너는 2012년 1월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거였던 나경민(군복무)함께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됐다. 컵스는 당시 지금의 4번 타자로 성장한 1루수 앤서니 리조(25)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다.

샌디에이고 이적 첫 해였던 2012년 캐시너는 총 33경기에 등판해 3승 4패 평균자책점 4.27을 기록했다. 하지만 캐시너는 그 해 6월부터 선발로의 복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등판했던 총 31경기 중 26번을 선발로 나선 캐시너는 시즌 10승 9패 평균자책점 3.09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빅리그 데뷔 후 거둔 첫 두 자릿수 승수였다. 지난해 9월에는 피츠버그를 상대로 자신의 빅리그 첫 완투승도 기록하는 등 선발투수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구속 100마일에 육박하는 속구와 더불어 커브는 물론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보유한 캐시너가 팀 타선이 좋은 팀에서 뛰었다면 올 해도 두 자릿수 이상의 승수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캐시너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아닷컴은 국내 언론 최초로 선발투수로의 복귀에 성공한 캐시너를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앤드류 캐시너. 동아닷컴DB

다음은 캐시너와의 일문일답.

-올 시즌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랬다. 올 시즌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내가 진정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온 것처럼 완전히 건강을 회복했다. 부상에서 100% 회복한 만큼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잘 관리하겠다.”

-지난 9월 초 다저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다.

“(웃으며) 개인적으로 그 경기는 매우 재미있었다. 그날 다저스를 상대로 제구력이나 투구수 등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단 2번의 실투 때문에 2점을 허용한 건 무척 아쉬웠다. 특히 1루수 아드리안 곤잘레스(32)에게 타점을 허용한 부문이 두고두고 아쉽다. 그 것만 아니었다면 완투도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다저스전에 특히 강하다. 다음 등판에도 호투를 기대해도 될까?

“내가 지금처럼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이상 못할 이유가 없다. 그렇지 않나. 하하.”

-1라운드에 지명됐지만 현재의 자리에 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가장 주된 이유는 부상과 보직변경 때문이다. 지난 수 년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내게 맞는 자리를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게다가 부상까지 겹쳤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겪은 것이 돌이켜보면 오히려 먼 장래를 내다봤을 때 더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부상을 당해 필드를 떠나있을 때 경기장 내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뒤 투수코치와 함께 많은 것을 시도했고 결국 다시 선발로 복귀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만족한다.”

-빼어난 평균자책점에 비해 승수가 너무 적다. 강팀이었다면 승수를 더 쌓을 수 있었을 텐데.

“개인적으로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특히 투수가 승수 등 개인성적에 연연하다 보면 슬럼프에 빠지는 등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투구수나 제구력 등 투구내용만 신경쓸뿐 승패는 연연하지 않는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이런 내 스타일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다. 좋은 투구내용을 바탕으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지난해 이맘때였다. 당시 애리조나 투수 조시 콜멘터(28)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터트렸는데 (웃으며) 그 때의 짜릿했던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때가 빅리그 데뷔 후 가장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최근 다저스와의 경기에선 2루타를 쳤다. 타격에 재능이 많은 것 같다.

“(웃으며) 개인적으로 타격하는 걸 좋아하고 즐긴다. 하지만 본업이 투수인 만큼 타격보다는 좋은 피칭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우선시 되야 한다. 하하.”

앤드류 캐시너. 동아닷컴DB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평소에 부족했던 수면을 취하는 등 주로 휴식을 취하는 편이다. 샌디에이고에서 쉬는 날은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를 데리고 산행을 하거나 조깅도 한다.”

-어떤 종류의 강아지인가?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인데 녀석과 함께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즐겁다.”

-야구 외에 잘하는 운동이 있다면?

“골프를 좋아한다.”

-대다수 야구선수들이 골프를 즐긴다. 야구와 상관관계가 있는 건가?

“사견이지만 투수의 경우 골프를 하는 것은 목적지를 보고 팔을 이용해 스윙을 하는 과정이 마운드 위에서 투구를 하는 것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아울러 골프를 하는 동안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는 등의 정신력도 야구에 도움이 된다. 오프시즌에는 골프 외에 낚시나 사냥 등의 아웃도어 스포츠도 자주 즐기는 편이다.”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가?

“나는 미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평소 일정한 시간에 경기장에 나와 정해진 순서대로 운동을 하는 등의 루틴(행동양식)을 중요하게 여길 뿐 징크스는 전혀 없다. 징크스를 만들기 보다는 열심히 흘린 땀과 노력으로 얻어진 내 실력과 운을 믿는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팀과 롤모델은 누구였나?

“텍사스가 고향이라 휴스턴과 텍사스 두 팀 모두 좋아했다. 하지만 (웃으며) 휴스턴을 더 좋아했다. 내가 대학생일 때 휴스턴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적이 있는데 그래서 휴스턴을 더 좋아한 것 같다. 어렸을 때 내가 가장 좋아했던 선수이자 롤모델로는 롤런 라이언(은퇴)과 케리 우드(은퇴)가 있다. 이들 모두 텍사스 출신으로 강속구를 소유한 투수였는데 특히 우드가 한 경기에서 삼진을 무려 20개나 잡았던 경기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정말 대단한 투구였다.”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고자 한다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아울러 주위에서 부정적인 말을 해도 자신의 능력을 믿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사람의 앞날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나와 샌디에이고를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그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등판하는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더 팬들의 성원에 감사한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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