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애틀랜타 선발 테헤란 “페드로 보며 빅리거 꿈 키워”

입력 2014-10-31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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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리오 테헤란. 동아닷컴DB

[동아닷컴]

메이저리그 명문구단 애틀랜타는 올 시즌 초만 해도 지난해에 이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후보였다. 하지만 시즌 초 에이스 크리스 메들렌(29)이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수술)를 받으며 전력에서 이탈해 비상이 걸렸다.

애틀랜타는 메들렌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지난해 다저스에서 뛰었던 노장 선발 애런 하랑(36)을 영입했고, 하랑은 시즌 초였던 4월 한 달간 3승 2패 평균자책점 2.97의 호투를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하랑의 호투에 힘입은 애틀랜타는 당시만 해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유지하며 순항했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애틀랜타 타선은 올 시즌 팀 득점 29위, 팀 타율 26위, 팀 출루율 24위, 그리고 팀 장타력 29위 등 공격력 전 부문에 걸쳐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애틀랜타는 결국 올 시즌 79승 83패 승률 0.488의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애틀랜타가 올 시즌 공격력 저하로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얻은 것도 있다. 든든한 마운드이다. 애틀랜타는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 가운데 평균자책점 부문 5위에 랭크 될 만큼 마운드가 강했다. 선발투수진의 퀄리티스타트는 전체 30개 팀 가운데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애틀랜타 마운드의 미래로 부상한 훌리오 테헤란(23)의 발굴도 큰 소득이다.

콜롬비아 출신인 테헤란은 그의 나이 16세였던 2007년 애틀랜타와 계약하며 프로에 진출했다. 하지만 ‘17세부터 뛸 수 있다’는 메이저리그 규정 때문에 2008년부터 애틀랜타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선발수업을 받은 테헤란은 3년 뒤인 2011년 5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빅리그 데뷔 첫 해에 총 5경기에 등판한 테헤란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5.03의 부진한 성적을 남겼고 이후 마이너리그와 빅리그를 오가는 생활을 했다. 2012년에는 빅리그 단 2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68로 부진해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3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테헤란은 당시 선발등판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9의 호투를 선보이며 가능성을 보였고, 그 해 정규시즌에서 14승 8패 평균자책점 3.20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빅리그 풀타임 첫 해에 거둔 쾌거였다.

테헤란은 빅리그 풀타임 2년째인 올 해도 총 33경기에 선발등판해 14승 13패 평균자책점 2.89의 호투를 펼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테헤란의 가치를 인정한 애틀랜타는 지난 2월 그와 6년 총액 3260만 달러(약 343억)의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애틀랜타가 테헤란에게 거는 기대치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동아닷컴은 애틀랜타 마운드의 미래로 떠오른 테헤란을 국내 언론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훌리오 테헤란. 동아닷컴DB

다음은 테헤란과의 일문일답.

-올 시즌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 (웃으며) 그래서 기분이 좋고 만족하고 있다. 지금의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시즌이 끝날 때까지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면서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다.”

-승수나 평균자책점 등 올 시즌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수치상의 목표는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등판하는 매 경기마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도 팀이 승리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어린 나이인 17살 때부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롤모델은 누구였나?

“페드로 마르티네즈(은퇴)가 어린 시절 나의 롤모델이었다. 당시 그가 등판하는 경기는 가능한 모두 TV를 통해서 지켜봤을 정도이다. 마르티네즈는 정말 대단한 투수였고 나 또한 그처럼 훌륭한 투수가 되고 싶다.”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2007년 애틀랜타와 입단계약을 체결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그 계약을 통해 나의 인생은 물론 내 가족들의 삶도 풍족해지고 전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초에는 애틀랜타와 6년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이 때도 무척 행복했다. 나로 인해 우리 가족이 전보다 더 행복해졌기 때문이다.”

-당신의 가족들도 미국에 거주하나?

“아니다. 가족들은 고향인 콜롬비아에 산다. 그래서 시즌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가 오프시즌 동안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시즌 중에도 가족들이 나를 보기 위해 가끔 미국에 오기도 한다.”

-빅리그 타자 중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는 누구인가?

“잘 알겠지만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모두 일발 장타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절대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마운드 위에서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이유이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빅리그 타자 모두에게 항상 조심하고 실투하지 않기 위해서 늘 긴장하고 집중한다. 빅리그 타자는 모두 상대하기 어렵다. 쉬운 타자가 없다.”

-당신도 별명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곳 미국에서는 팀 동료들이 내 성인 테헤란을 별명처럼 부른다. 하지만 고향인 콜롬비아에서는 ‘카발로(Caballo)’라고 부른다.

훌리오 테헤란. 동아닷컴DB

-무슨 뜻인가?

“스페인어로 ‘말’이라는 뜻이다.”

-잘 뛰어서 붙여진 별명인가?

“(웃으며) 그건 잘 모르겠다. 어려서부터 야구를 비롯해 운동을 잘하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더라. 하하.”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쉬는 날에는 동료 또는 친구들과 함께 비디오 게임을 주로 한다. 비디오 게임은 내가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자 내 취미이기도 하다. 그 외에 시간이 나면 친구들과 함께 백화점 등에 가서 쇼핑하는 것도 좋아한다.”

-즐겨 하는 비디오 게임이 있다면?

“월드컵 축구게임을 주로 한다. 콜롬비아는 야구보다 축구를 잘하고 인기도 축구가 더 많다. 그래서 나 역시 축구게임을 주로 한다. 하하.”

-그럼 당신도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축구선수가 됐겠다?

“(웃으며) 아마 그랬을 것이다. 나도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교에서 축구를 했다. 하지만 야구에 더 소질이 있는 것 같아 축구보다 야구를 선택했다.”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가?

“많지는 않지만 나 역시 징크스가 있다. 그것은 내가 등판하는 날 경기시간 약 1시간 전에 콜롬비아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그날 잘 던질 수 있게 해달라’고 덕담을 부탁하는 등 가족들과 통화를 하고 나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아울러 마운드에 올라가서 호투를 해야 할 동기부여도 생기기 때문이다.”

-테헤란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닭고기와 삶은 콩 그리고 밥 등 전형적인 남미 음식을 제일 좋아한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빅리그에 데뷔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우선은 부상당하지 않고 가능한 오랜 시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 그리고 좋은 활약을 펼치고 은퇴한 후에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고 싶다.”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 끝으로 당신과 애틀랜타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나와 애틀랜타를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항상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팬들의 응원과 성원이 있기 때문에 나와 우리 팀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맙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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