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왜 9회 2사에서 한현희를 올렸나

입력 2014-11-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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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 스포츠동아DB

넥센은 9회 2사에서 왜 사이드암 한현희(21)를 넣었나.

넥센과 삼성의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3차전이 열린 7일 목동구장. 8회 이승엽에게 빗맞은 안타로 아쉽게 1-1 동점을 허용한 손승락은 탁월한 제구와 힘 있는 공으로 상대 타선을 잡았다. 7회 1사에서 조상우를 구원등판했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위타선에 포진한 선두타자 진갑용과 김상수를 나란히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타석에는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2연속경기 홈런을 때린 야마이코 나바로. 넥센의 류영수 투수코치는 심판에게 지체 없이 공을 건네받고 마운드로 올랐다. 투수교체. 9회 2사에서 마무리투수 손승락을 내리고 한현희를 구원등판했다.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데이터와 넥센의 KS 투수운용을 놓고 봤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먼저 데이터를 보자. 한현희는 나바로를 상대로 6타수에서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삼진만 2개. 나바로는 한현희를 낯설어했다. 외국에는 잠수함 투수가 드물기 때문에 나바로도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던 것이다. 반면 손승락은 나바로에게 4타수 2안타를 내줬다. 4번타자 최형우가 빠진 것도 교체투입의 이유가 됐다. 최형우는 8회 좌전안타를 치고 대주자 박해민과 교체됐다. 한현희는 최형우를 상대로 4타수에서 3안타를 내줬는데 그중 홈런이 2개였다. 나바로를 막더라도 10회 연장까지 갈 것으로 보고 한현희를 넣었다. 뒷타자를 책임져야 하는 책임감이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앞두고 “이닝보다 개수”라고 말했다. 믿을 만한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넥센은 ‘필승조’ 조상우-한현희-손승락의 어깨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대신 연투를 맡기되, 개수를 조절하면서 컨디션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상우는 이날 38개를, 손승락도 9회 2사까지 33개를 던졌다. 바로 다음날(7일) 4차전에서 준비를 시켜야 한다. 당연히 한현희가 나올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현희는 몸이 덜 풀린 탓인지 나바로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불행의 씨앗이었다. 이어 등장한 박한이에게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통한의 2점홈런을 맞았다. 1-3으로 뒤집혔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데이터에도 잡히지 않는, ‘큰 무대’ 경험이 아쉬웠다. 염 감독은 “손승락의 투구수가 많아서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바꿨다. 한현희가 나바로를 상대로 잘 해왔는데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 됐다”고 패배를 곱씹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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