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팔 농구선수 잭, 감동의 NCAA 데뷔전

입력 2014-11-1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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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왼팔이 없는 선수가 아니다. 오른팔이 있는 농구선수다” 이 말 한마디가 ‘외팔농구선수’ 잭 호드스킨스(18·192cm)가 지닌 불굴의 의지를 표현한다. 호드스킨스가 자유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캡쳐|뉴욕 타임스 홈페이지

“나는 왼팔이 없는 선수가 아니다. 오른팔이 있는 농구선수다” 이 말 한마디가 ‘외팔농구선수’ 잭 호드스킨스(18·192cm)가 지닌 불굴의 의지를 표현한다. 호드스킨스가 자유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캡쳐|뉴욕 타임스 홈페이지

■ 장애 극복한 잭 호드스킨스의 인간승리

개인기·정확한 3점슛으로 고교무대 주목
NCAA명문 플로리다대 선수로 스카우트
개막전 2분6초 교체출전…팬들 기립박수
“난 왼팔 없는 선수 아닌 오른팔 있는 선수”

15일(한국시간) 미국 방송사 NBC, 전국 일간지 USA투데이,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등 각종 미국 매체들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플로리다대의 한 신입생 농구선수의 데뷔전에 주목했다. 여러 언론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선수는 ‘외팔농구선수’ 잭 호드스킨스(18·192cm)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주 오코넬센터에서 벌어진 윌리엄&메리대와의 NCAA 디비전1(1부리그) 2014∼2015시즌 개막전에 출전했다.


● 플로리다대 “호드스킨스의 존재 자체가 선물”

호드스킨스는 2년 전 언론과 동영상을 통해 국내서도 화제가 됐던 선수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왼팔이 팔꿈치까지밖에 없었다. 양 손 활용이 필수적인 농구에서 한 팔로만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그는 2년 전 밀턴 고교 재학 당시의 활약상이 담긴 동영상이 유투브를 통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 동영상은 무려 4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시청했다. 동영상에서 그는 화려한 개인기술은 물론이고 폭발적인 3점슛까지 터뜨리며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호드스킨스의 고교 3학년 때 기록은 평균 11.8점이다.

신체적 한계로 인해 대학 입학은 그에게 꿈만 같은 일이었지만, 고교시절의 활약상이 널리 퍼지면서 많은 팀이 관심을 가졌다. 이 중 플로리다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스카우트에 나섰다. 플로리다대는 미국프로농구(NBA) 정상급 빅맨인 조아킴 노아(시카고), 알 호포드(애틀랜타) 등을 배출한 농구 명문이다.

플로리다대를 이끌고 있는 빌리 도노번(49) 감독은 윌리엄&메리대와의 경기에서 68-45로 앞선 후반 종료 2분6초를 남기고 호드스킨스를 출전시켰다. 호드스킨스가 코트에 나서는 순간 오코넬센터를 찾은 관중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호드스킨스는 한 차례 상대 진영을 돌파해 레이업을 시도했지만 불발로 돌아가면서 득점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팬들은 그의 도전에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경기 후 플로리다대는 학보에 “호드스킨스의 존재는 게이터스(플로리다대 애칭)에 선물과도 같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 장애를 노력으로 극복하다!

호드스킨스가 농구선수로는 치명적 장애를 안고도 대학선수가 된 데는 타고난 운동신경과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농구에 재능을 보인 그는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른 손끝에서 피가 날 정도로 드리블과 슈팅 훈련을 했다. 또 그의 부모는 코치까지 고용해 드리블을 가르치는 등 아들의 도전을 적극 지원했다.

호드스킨스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왼팔이 없는 선수가 아니다. 오른팔이 있는 농구선수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이어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자신의 장애를 숨기려고 하는 것이 안타깝다. 무엇인가를 해내는 데 있어서 장애는 문제가 아니다.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이뤄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고 덧붙여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호드스킨스의 최종 목표는 NBA 진출이다. 그를 스카우트한 도노번 감독은 “잭(호드스킨스)은 동료들에게 영감을 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외팔이 농구선수가 아니라 ‘좋은 선수’라는 것”이라며 호드시킨스의 도전을 지지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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