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15번 되찾았다

입력 2014-12-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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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스포츠동아DB

구대성 등번호 물려받은 유창식 1번으로
“겨울 동안 몸 잘 만들어서 다시 새 출발”

“잃어버렸던 등번호를 다시 찾았습니다.”

한화 외야수 이용규(29·사진)가 정든 등번호를 되찾았다. 15번의 주인이던 후배 유창식(22)과 뜻이 맞은 덕분이다. 이용규는 7일 2014 독수리한마당이 열린 대전구장에서 “내년 시즌부터 유창식과 등번호를 서로 바꿔 내가 15번, 유창식이 1번을 달기로 했다”며 “내심 좋아하던 번호를 못 달게 돼 아쉬움을 느껴왔는데, 다행히 창식이가 먼저 등번호를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와 교환이 성사됐다”며 웃었다.

이용규는 KIA 시절부터 줄곧 15번을 달았다. 국가대표 팀에서도 15번을 고수할 만큼 애착이 깊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프리에이전트)로 이적하면서 등번호를 1번으로 바꿨다. 함께 FA로 이적한 정근우가 SK 시절 등번호 8번을 한화에서 그대로 달게 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유가 있다. 한화 15번의 주인공은 좌완 유망주 유창식. 한화가 레전드 투수 구대성의 뒤를 이어달라는 뜻으로 유창식에게 특별히 정해준 번호였다. 한화 구단에게 그만큼 의미가 있는 숫자였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이용규가 15번의 권리를 주장하기는 어려웠다. 이용규는 “아무리 후배라고 해도 팀에 오자마자 중요한 등번호를 달라고 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며 “아이 이름을 지을 때 작명소에서 ‘1번을 달면 부상을 덜 당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차선책으로 택한 게 1번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다행히 올 시즌이 끝난 뒤 기회가 생겼다. 그동안 내심 유창식도 15번이라는 등번호의 무게에 부담감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유창식이 먼저 “오히려 나는 1번이 더 좋다”며 흔쾌히 15번을 내놓겠다는 제안을 해왔다. 올 시즌 1번을 달고 뛰면서 썩 마음에 드는 성과를 내지 못한 이용규로서는 두 팔 벌려 환영할 소식. 이용규는 “뜻하지 않게 이제라도 15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서 기분이 좋다”며 “올해 어깨 부상이 채 낫지 않은 상태에서 뛰었지만, 변명의 여지는 없는 것 같다. 겨울 동안 열심히 재활하고 몸을 만들어서 다시 새롭게 출발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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