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스포츠동아DB
두산 김재환(26·사진)이 이유 있는 1루수 변신을 시도했다.
김재환은 올 시즌이 끝난 뒤 포수 마스크를 벗고 1루수로 전향했다. 그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보직을 변경했다”며 “잘 할 수 있는 게 뭔지를 고민하다가 장점으로 꼽히는 타격을 극대화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재환은 2008년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1번(전체 4순위)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거포 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쟁쟁한 선수들에 밀려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지금도 팀에는 양의지와 최재훈이라는 두 포수가 안방을 꿰차고 있다.
김재환이 포지션을 변경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루수로 전향했다가 외야수까지 보기도 했다. 그러나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스스로도 “포수에 대한 미련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항상 마스크를 쓰기 원했고, 포수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게다가 김재환은 포수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리그에서 타 구단에서도 탐을 내는 매력적인 인재였다.
김재환은 올 시즌이 끝나고 결단을 내렸다. 그는 “그동안 내가 하고 싶은 것만 고집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뭘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다가 타격에 집중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김재환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감독은 “(김)재환이는 타구의 질이 좋다. 우리 팀에 그만큼 장타를 때릴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며 “타격에 집중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그의 1루수 전향을 반겼다. 김재환도 “감독님은 코치 시절 내 방망이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며 “신인이었던 스무 살 무렵부터 항상 격려해주고 지켜봐주신 분이다. 마침 1루수로 전향하고 타격에 집중하겠다고 결정을 내렸을 때 감독님께서 부임하셨다. 감독님과 마무리캠프에서 열심히 훈련했다. 내년 시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