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길랜워터. 사진제공|KBL
점수차 벌어질수록 길렌워터 의존 심해져
개막 8연승 이후 오리온스의 페이스는 주춤하다. 8연승 뒤 19경기 성적은 7승12패(0.368)다. 초반에 벌어놓은 승수 덕분에 현재 4위(15승12패·0.556)를 달리고 있지만, 불안요소가 잠재해 있다. 특히 외국인선수 트로이 길렌워터(평균 23.33점·1위·사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오리온스에게 15일 모비스와의 원정경기는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의 실마리를 던졌다. 이날 길렌워터는 두통을 호소해 평소보다 출전시간이 줄어들었고, 평균득점보다 낮은 15점에 그쳤다. 그러나 장재석(12점), 한호빈(10점) 등 국내선수들이 득점에 힘을 보태며 모비스를 꺾을 수 있었다.
이승현은 이 문제에 대해 “우리(국내선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장재석은 이를 구체화시켜 길렌워터에게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오리온스는 8연승 이후 경기에서 1쿼터부터 상대에게 기선을 제압당하는 경우가 잦았다. 경기 초반부터 밀리다보니, 선수들은 ‘더 벌어져선 승산이 없다’는 심리적 위축감을 느낀다. 자신감이 떨어진 선수들은 팀 내서 가장 확률 높은 공격을 펼치는 길렌워터에게 공을 넘길 수밖에 없다. 상대 수비는 길렌워터에게 집중되고, 길렌워터는 더 무리한 공격을 펼친다.
실제로 오리온스는 8연승 뒤 19경기 중 8경기에서 1쿼터를 5점차 이상 뒤진 채로 마감했다. 결과는 8전패였다. 장재석은 “최근 추일승 감독님께서 ‘1쿼터를 잘 시작하라’고 강조하신다. 10점차 이상 벌어지면 우리도 모르게 길렌워터에게 의존했던 것 같다. (15일 경기처럼) 처음부터 시소게임을 펼친다면 국내선수들도 자신감을 갖고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앞으론 점점 좋아질 것”이라며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