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용. 스포츠동아DB
SK 사람들은 ‘2015년 대망론’이 화두로 등장하면 굳이 부정하지 않는다. 우승을 노릴 라인업이 만들어졌다는 내부적 자신감이 자리하는 것이다. SK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부상인데 야수 쪽은 1∼2명이 빠져나가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탄탄해졌다. 외국인타자 영입을 굳이 서두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우려했던 선발진도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 순조로운 외국인투수 영입(메릴 켈리, 트래비스 밴와트)으로 패가 풀렸다. 여기에 SK는 베테랑 우완 채병용(32)을 불펜으로 돌려 마운드 구성의 화룡점정을 그린다는 것이 김용희 신임감독의 구상이다.
채병용은 2014시즌 27경기에서 130이닝을 던져 8승12패, 방어율 6.37을 기록했다. 151안타와 27홈런을 허용한 데서 알 수 있듯 많이 맞기는 했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공격적 인사이드 피칭만큼은 건재했다. 채병용은 2008년 한국시리즈 5차전 잠실 두산전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 마무리로 투입돼 김현수를 병살타로 막아내고 우승을 확정지었던 강심장의 소유자다.
박희수, 정우람, 진해수 등이 포진한 SK 좌완 불펜진은 어디 내놔도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우완 불펜진은 가뜩이나 팔꿈치가 위태로운 윤길현 의존도가 높았다. 박정배, 전유수, 이재영(FA 미계약) 등은 저마다의 불안요소가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공을 던지는 채병용이 불펜에 들어오면 허리가 탄탄해진다. 2015시즌을 잘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가 기다리고 있어 채병용의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채병용 불펜전환의 변수는 제4선발로 낙점된 윤희상의 몸 상태다. 2014년을 거듭된 불운의 부상들로 망친 윤희상은 마무리훈련까지 공을 던질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했다. 개막전까지 재활이 완성되지 못하면 채병용이 다시 선발로 뛰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는 있다.
SK의 최상 시나리오는 김광현∼밴와트∼켈리∼윤희상의 빅4 선발에 5선발로 영건 사이드암 백인식이 들어오는 것이다. 백인식은 2013시즌 선발로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여린 성격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SK는 5선발 후보로 백인식을 선두주자로 놓고 문광은, 여건욱 등을 경쟁시킬 복안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