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장 스태프→경정 황제…어선규의 인생역전

입력 2014-12-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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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프리 경정 역전드라마…생애 첫 우승

‘그랑프리 챔피언’ 어선규(36·4기·사진)가 2014시즌 미사리 경정의 최고의 별로 떴다. 어선규는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가 19일 개최한 ‘2014 경정선수 표창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로 선정돼 상금 1200만원을 받았다.

이견도 없을 만큼 완벽한 ‘어선규의 해’였다. 다승, 상금, 득점 3개 부문을 석권했다. 특히 18일 열린 경정 최고 대회인 ‘그랑프리 경주’ 결승에서 짜릿한 역전으로 생애 첫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다. 어선규는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가장 유리한 1코스를 배정받아 빠른 스타트로 승부를 걸었지만, 2코스에서 손지영에게 ‘찌르기’(코너를 돌 때 바깥에 있던 보트가 안쪽으로 치고 들어와 제치는 기술)를 허용하며 2위로 밀렸다. 하지만 한국경정 최고의 테크니션답게 두 바퀴째 1턴 마크에서 안쪽 빈 공간을 파고드는 멋진 기술을 선보이며 재역전에 성공, 마지막까지 선두를 유지하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여자 선수 최초의 그랑프리 챔피언을 꿈꾸던 손지영이 2위, 백전노장 박석문(51·2기)이 3위를 기록했다.


● 경정장 스태프에서 경정황제로 날다

어선규의 성공스토리는 영화 같은 인생역전으로 감동을 더하고 있다. 그는 동아방송대학을 졸업하고 2002년 경정 개장과 함께 경정 방송팀 음악담당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년간 경정장에서 일하며 선수의 꿈을 키우던 어선규는 2005년 후보생 4기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신고식은 호됐다. 데뷔 첫 경주에서 보트가 전복됐고, 한 달 뒤에는 플라잉(출발위반)으로 2개월 출전정지까지 당했다. 하지만 그의 야심마저 꺾이진 않았다. 각고의 노력으로 2007년 하반기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2009년 일시적인 슬럼프를 넘은 후 2010년부터는 간판급 선수로 우뚝 섰다. 올 시즌 들어 절정의 기량으로 미사리 호반을 누비던 그는 그랑프리 우승으로 용의 그림에 눈동자를 찍었다.

어선규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이번 주 시즌 마지막 경주에 출전, 2010년 길현태가 세웠던 역대 시즌 최고상금(1억4400만원) 경신을 노린다. 어선규의 현재 상금은 그랑프리 우승상금 2000만원을 더해 1억4061만원이다. 어선규는 “올 시즌 6번의 대상경정을 번번이 놓쳐 아쉬웠는데 그랑프리 우승으로 한을 풀었다. 더욱 노력해 내년에도 경정 최강자로 활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 시즌 경정은 25일을 끝으로 2014시즌 레이스를 접는다. 내년 시즌은 2월25일에 개막한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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