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이 본 박경완·진갑용 그리고 용덕한

입력 2014-12-2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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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갑용-용덕한(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진갑용-용덕한(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백업 10년 용덕한 투수리드 잘할 것”

“박경완·진갑용도 오랜 벤치생활 후 명포수 성장”

박경완(42·SK 육성총괄), 진갑용(40·삼성)은 소속팀을 수차례 정상으로 이끈 최고의 안방마님이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하며 1등 포수 계보를 이었다. 공통점은 몇 가지가 더 있다. 이 중 두 가지는 kt 유니폼을 입은 용덕한(33)도 함께한다. 백업포수로 10년을 뛴 용덕한과 역대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박경완, 한국시리즈에서 7번이나 우승한 진갑용과의 연결고리는 쉽게 떠오르지 않지만 프로텍터와 미트가 아닌 분명한 공통점이 있었다.

“포수는 본인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느냐에 따라 직접 경기를 뛰지 못해도 벤치에서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명 배터리코치로 이름을 날렸던 kt 조범현 감독은 특별지명으로 영입한 용덕한을 떠올리며 이 같이 말했다.

조 감독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의 마음이 어떤지 잘 알고 있다. 나도 수없이 경험했다. 그러나 그만큼 더 큰 그림으로 1군 경기, 투수와 타자의 승부를 공부할 수 있는 배움의 시간이기도 하다. 포수에게는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용덕한은 10년 동안 백업으로 뛰었지만 그래서 더 가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경완과 진갑용은 코치 시절의 조범현과 함께 훈련하며 명포수로 완성됐다. 지금은 각각 영구결번을 남긴 역사적인 포수, 삼성 전성기의 주역이 됐지만, 박경완과 진갑용도 처음에는 후보포수였다. 그 기간도 4년여나 된다.

박경완은 1991년 프로에 데뷔해 1995년에야 주전포수가 됐다. 진갑용은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포수다’는 극찬 속에 1997년 OB(현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주전경쟁에서 최기문, 홍성흔 등에 밀리다 1999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삼성에도 김동수 현 LG 2군 감독이 있었기 때문에 역시 경쟁 끝에 2000년에야 주전 안방마님이 됐다.



용덕한은 전통의 포수왕국 두산 출신이다. 2004년 프로에 입단했지만 두산에는 빼어는 포수가 항상 넘쳤다. 2012년 롯데로 이적한 후에도 강민호의 뒤를 받쳤다.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던 것은 안정감 있는 수비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백업으로 경기 흐름을 공부한 오랜 단련 기간, 그리고 조 감독과의 만남. 박경완, 진갑용, 용덕한의 공통점이다. 조 감독은 “용덕한도 나를 만났기 때문에 이제 고생 좀 해야 한다”고 웃으며 “함께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용덕한은 “팀에 원하는 것이 어떤 부분인지 항상 명심하겠다. 젊은 투수들이 편한하게 집중하며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해 돕겠다”고 다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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