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홍성흔은 올해 오른손 타자로는 최초이자 역대 다섯 번째 2000안타 고지 등극을 눈앞에 뒀다. 그는 “야구하면서 간절하게 바라왔던 목표”라고 했다. 스포츠동아DB
16년간 1847경기 출장 통산 1957안타
7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 쳐내 전망 밝아
역대 개인통산 최다안타 2318개도 목표
올해 한국프로야구에는 사상 최초의 오른손 2000안타 타자가 탄생할 듯하다. 그 주인공이 바로 두산 홍성흔(39)이다.
1999년 두산에 입단한 홍성흔은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1847경기에 출장해 통산 1957안타를 쌓아 올렸다. 대망의 2000안타 고지에 안타를 단 43개만 남겨뒀다. 최근 7년 연속(2008∼2014년)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해온 홍성흔에게는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 안에 충분히 채우고도 남을 만한 숫자다. 홍성흔은 11일 “매년 야구를 해나가면서 2000안타를 꼭 치고 싶다는 간절함을 느껴왔다. 성격상 대충 야구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최선을 다했기에 그래도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통산 2000안타는 역대 단 네 명의 선수에게만 가능했던 영광의 훈장이다. 삼성 양준혁이 2007년 6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역대 최초로 달성했고, 히어로즈 전준호가 2008년 9월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두 번째로 기록했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각각 kt 장성호(2012년 9월 18일 포항 삼성전)와 LG 이병규(2014년 5월 6일 잠실 한화전). 이들은 모두 왼손 타자들이다. 좌타자는 우타자보다 두 발 정도 1루에 가깝고, 스윙 후 몸의 회전이 1루 쪽으로 향해 있어서 그만큼 안타 생산에 유리하다. 홍성흔은 이런 장점 없이도 처음으로 2000안타에 도달하는 타자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2000안타는 단순히 야구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고 얻을 수 있는 훈장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실력을 발휘하는 선수에게만 허락된다. 홍성흔 역시 선수 생활 내내 팀의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였다. 당장 배트를 들 수 없을 만큼 큰 부상이 아니라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늘 그라운드를 지켰다. 그는 “나름대로 몸 관리를 열심히 하려고 했고, 그동안 함께 한 감독님들, 코치님들, 동료들 모두가 받쳐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물론 ‘2000’이라는 숫자가 홍성흔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삼성 양준혁이 보유하고 있는 역대 개인통산 최다안타 수는 2318개. 홍성흔은 이 기록까지 안타 361개가 모자란다. 그는 “일단 내가 팀을 위한 배팅을 하고, 팀에게 믿을 만한 타자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경기에 계속 나가고 새로운 기록도 도전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당연히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첫 번째다. 올해도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뛰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