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나홀로족 없인 못 살아”

입력 2015-01-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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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가구 중 1가구는 혼자 생계를 꾸려가는 ‘1인 가구’다. 대형 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이런 싱글족을 겨냥해 소용량 상품을 늘리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0일 홈플러스 서울 영등포점에서 모델들이 필요한 채소만 적당량 사용할 수 있도록 소포장한 ‘간편채소’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 마케팅 트렌드 바꾼 1인가구 시대

마트, 990야채·간편채소 등 미니제품 불티
편의점, 1L 생수·조각치킨 등 꾸준한 매출
온라인 쇼핑몰, 실속형 소형인테리어 인기

‘나홀로족을 잡아라.’

바야흐로 1인 가구 전성시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의 25.9%(471만4000가구)가 1인 가구였다. 4가구 중 1가구가 자발적이든 아니든 나홀로 주거 및 생계를 꾸려가는 셈이다. 1980년 4.8%에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해 ‘식사를 합시다’(TvN), ‘나 혼자 산다’(MBC) 등 1인 가구를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이 방영됐다. 20대 대학생, 혼기를 놓친 미혼과 독신남녀, 가족을 두고 혼자 전근 온 직장인, 기러기 아빠 등 싱글족들은 대체로 씀씀이가 크다. 1인 가구는 3∼4인 가구에 비해 두 배 이상 지출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솔로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가 쏟아지며 ‘솔로 이코노미(1인 가구 경제)’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대형마트, 쇼핑몰, 편의점 등 국내 유통업체들이 1인 가구를 겨냥해 선보이는 마케팅을 알아봤다.


● 마트 : 소용량 상품·간편식·미니 사이즈 생활용품 선보여

대형마트들은 소용량 상품을 확대하는 등 싱글족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는 1인 가구를 위한 ‘990야채’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포장에서 3분1 가량 중량을 줄여 당근, 양파, 마늘, 대파, 고추 등 야채 10여 가지를 990원에 판매한다. 990야채는 20% 이상의 매출 구성비를 유지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보관과 조리가 편한 반가공 형태의 신선식품, 곧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간편식, 미니사이즈 가구·용품 등을 판매중이다.

홈플러스도 ‘간편 채소’ 7종을 22일 출시한다. 각 요리별 필요 채소들을 레시피에 맞는 비율과 크기로 절단 및 세척해 바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볶음밥용 채소에는 감자, 당근, 양파, 애호박, 표고버섯이 적당 비율로 잘게 썰려 있다. 홈플러스 신선식품 내 소포장 상품 종류는 2012년과 2013년 각각 31종, 37종에서 2014년 208종으로 2년 새 571%나 늘었다. 간편 채소는 시범 판매 기간 3개월 만에 주당 매출이 151.2% 신장했다.


● 편의점 : 즉석 먹거리·1L 생수·조각치킨 등 인기

싱글족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편의점이다. GS25는 편의점 대표 먹거리인 도시락, 김밥, 삼각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외에도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즉석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선보인 ‘위대한 시리즈’는 푸짐한 양과 뛰어난 식감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U(씨유)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1L짜리 PB생수 ‘미네랄워터(800원)’를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생수 매출은 최근 3년간 평균 20% 이상 증가하고 있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는 500ml와 2L 용량이 대부분이었다. 1인가구가 가정에서 먹을 때 500ml는 부족하고, 2L는 혼자 마시기엔 많아 개봉 후 보존기간이 길어져 불편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1L짜리 PB생수를 선보였다.

미니스톱은 싱글족을 위해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는 조각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2008년 출시이후 매년 10% 이상 매출이 늘어, 현재 미니스톱에서 판매중인 3000여 개 제품 중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 온라인쇼핑몰 : 최근 소형 가구·패스트 퍼니처 판매 급증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1인가구의 소비 형태가 두드러졌다. 옥션에 따르면, 최근 한 달(12.19∼1.18) 동안 1인용·소형 가구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이중 1인용 의자 판매가 60%, 1인용 소파가 10%, 슈퍼싱글침대는 45% 판매가 증가했다. 침대는 옷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따로 마련된 멀티형 제품과 함께 소파로 활용할 수 있는 접이식 침대의 구매가 많았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즉석국·찌개 판매는 200%, 덮밥 판매는 15% 늘었다. 즉석밥은 카레, 짜장 외에 갈비탕, 감자탕, 국, 찌개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G마켓에서도 싱글족을 위한 ‘패스트 퍼니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1∼2년 정도 짧게 사용한 후 부담 없이 처분할 수 있는 DIY 가구, 미니 가구, 수납함 등이다. G마켓 가구 카테고리 중 DIY 가구 판매는 최근 한 달간 16% 늘었으며 미니 사이즈 테이블 판매도 107% 증가했다. 1인용으로 싱글족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리클라이너 판매는 52% 늘었다. 저렴한 가격에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실속형 인테리어 소품들도 인기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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