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영환 “언젠가 나도 주연으로”

입력 2015-01-22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 주장 김영환은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 덕에 LG도 시즌 초반의 부진에서 벗어나 최근 6연승을 질주하며 6강 경쟁에 가세했다. 스포츠동아DB

■ LG 연승 행진 1등 공신, 주장 김영환

문태종·김종규 등 공백 생길 때마다 백업
팀내 가장 많은 출전시간…궂은 일 도맡아
김종규 “FM인 선배…후배들 편하게 해줘”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LG는 스타군단이다. 2013∼2014시즌 최우수선수(MVP) 문태종, 신인왕 김종규, 베스트5 데이본 제퍼슨 등이 버티고 있다. 올 시즌 팀 내 평균득점 순위에서도 제퍼슨(20.4점), 김종규(13점), 문태종(12.1점)이 1∼3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이들 3총사는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문태종과 제퍼슨은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고, 김종규는 지난해 11월 29일 KCC전에서 발목을 다쳐 46일간 결장했다. 올 시즌 LG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한 선수는 주장 김영환(31)이다. 김영환은 전 경기(38)에 모두 나서며 총 18시간39분32초 동안 코트를 누볐다. 득점 역시 평균 두 자릿수 이상(10.7점)을 책임졌다. 특히 문태종과 김종규의 공백이 생길 때마다 이를 잘 메우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는 평이다. 결국 고난의 시기를 버틴 LG는 최근 6연승을 거두며 반등하고 있다.


● 송골매 군단 이끄는 FM 주장의 가치

김영환은 2012∼2013시즌을 앞두고 kt에서 LG로 트레이드됐다. 이적 첫 시즌에는 경기당 34분39초를 뛰며 12.95점을 기록하는 등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2013∼2014시즌부터 문태종이 LG 유니폼을 입으면서 입지가 줄어들었다. 팀은 정규리그 1위로 고공비행을 했지만, 김영환의 출전시간은 평균 13분24초로 줄었고, 경기당 득점 역시 3.47점으로 곤두박질 쳤다. FA(자유계약)를 앞두고 있었기에 개인적 아쉬움은 컸다.

그러나 구단은 그의 가치를 소홀히 평가하지 않았다. LG와 김영환은 계약기간 5년, 보수 총액 3억5000만원(연봉 2억4500만원·인센티브 1억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LG 관계자는 “직전 시즌 개인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구단은 잡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코트 안에서 실력을 갖췄음은 물론이고, 주장으로서 코트 밖에서도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했다”고 밝혔다.

김영환은 이적생으로는 이례적으로 트레이드 직후 주장 완장을 찼다. LG 김진 감독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20일 오리온스전을 앞두고 김종규는 “정말 FM(Field Manual·야전교범)인 선배다. 하지만 후배들을 편하게 해주는 면모도 있다. 2년째 룸메이트를 하고 있는데 전혀 눈치를 보지 않게 해준다”며 웃었다. 주장부터 농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다보니, 송골매 군단 전체가 곧은 날갯짓을 한다는 평가다.


● “이제 치고 올라가야죠” 주연급 명품 조연의 다짐

김종규는 20일 부상 복귀 이후 3번째 경기에서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을 보였다. 문태종, 김종규가 본 궤도에 오르면 김영환의 출전시간은 아무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영환은 “그간 많이 뛰지 않았느냐”며 웃어넘겼다. 이어 “상대팀에 따라 감독님께서 다른 선수 기용을 하실 것이고, 거기에 맞춰 뛰는 것이 내 임무”라며 FM(?) 같은 설명을 내놓았다. 빼어난 주연만으로는 대작이 탄생하진 않는다. 대박 흥행 영화에는 항상 명품 조연이 빠지지 않았다. 최후의 순간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는 것은 항상 주장의 몫이다. 김영환은 “나도 언젠가는 주연을 할 수도 있지 않겠나. 최근 팀이 좋은 기회를 잡았으니 일단은 그것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며 코트로 향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