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버라이어티·토크쇼 맛깔나게 바꿨네∼

입력 2015-02-10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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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잘먹고 잘 사는법, 식사하셨어요’-tvN ‘삼시세끼 어촌편’-올리브TV ‘오늘 뭐 먹지’ ( 맨 위쪽부터 ). 사진제공|SBS·CJ E&M·올리브TV

■ 예능형 요리프로그램, 장르가 되다


‘잘 먹고…’‘삼시세끼’‘오늘 뭐 먹지’ 등
일방적인 요리·맛집 소개에서 벗어나
재미와 몰입도 높인 예능으로 탈바꿈
눈높이 레시피에 쌍방향 소통도 호응


요리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다.

‘먹방’(먹는 방송)이 예능프로그램의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으면서 잇따라 요리프로그램이 생겨났고, 이제는 요리에 다양한 콘셉트를 결합한 ‘예능형 요리프로그램’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구축하는 데 이르렀다. 요리에 야생 버라이어티, 토크쇼 등 접목한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 요리나 맛집 소개→요리 예능으로 진화… “무엇이든 요리합니다”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를 비롯해 케이블채널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 ‘올리브쇼’ 등은 요리와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의 요소를 곁들인 스토리를 한 상 맛깔스럽게 차려 내놓는다.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는 ‘방랑식객’으로 불리며 ‘자연주의 밥상’을 표방하는 요리연구가 임지호 씨와 방송인 이영자가 스타급 게스트와 함께 시청자의 일상을 찾아가는 구성이다. 임씨가 차려내는 소박하지만 먹음직스런 밥상은 이영자와 게스트의 입담과 어우러져 상처받은 이웃에게 치유와 용기의 의미로 다가간다.

‘오늘 뭐 먹지’와 ‘올리브쇼’는 연예인 패널들이 출연해 요리 솜씨를 겨루는 포맷의 프로그램이다. 최근 막을 내린 SBS ‘쿡킹 코리아’도 같은 구성으로, 이 프로그램들은 스타의 요리 실력을 간접체험하는 이야기로 꾸며진다. 단순한 요리 정보뿐 아니라 한바탕 화기로운 토크쇼처럼 요리를 하면서 다양한 출연자가 티격태격 주고받는 이야기가 시청의 재미를 주는 포인트다.

최근 부쩍 늘어난 이 같은 예능형 요리프로그램은 칼과 도마가 부딪치며 ‘탁탁’거리거나 갖은 재료가 뜨거운 기름에 볶이는 소리로 청각을 간질인다. 화려한 색깔 혹은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음식은 시청자의 시각적 ‘식탐’을 자극한다. 특히 요리를 하는 과정에 출연자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는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모두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요리를 선보이거나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는 종전의 프로그램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셈이다. 조리사 자격증을 보유한 연예인들이 화려한 요리 솜씨를 자랑하는 요리프로그램과도 구별된다.


● 시청자 눈높이에 맞춰라!

방송 3회 만에 케이블채널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tvN ‘삼시세끼, 어촌편’은 차승원의 화려한 ‘요리쇼’가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리얼버라이어티를 표방한 프로그램은 차승원의 뛰어난 솜씨가 시청자의 주목을 받으면서 요리프로그램에 견줘도 될 만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차승원의 요리 장면을 별도로 구성해 요리 초보자도 쉽고 빠르게 따라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요리 정보를 전달하는 1차원적인 목적을 넘어 시청자와 소통하며 몰입도를 높이는 데 성공한 요리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과거 요리프로그램들도 요리법(레시피)을 공개했지만, 시청자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요리프로그램에서는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이나 SNS 등을 통해 요리법을 전수하며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낮췄다. ‘오늘 뭐 먹지’ 진행을 맡은 신동엽과 성시경도 “남자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면서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요리법을 공개하고 있다. 공개된 요리법은 시청자의 부엌에서 도마에 올라 시청자는 그 품평을 다시 적극적으로 풀어놓는다. 올리브TV 관계자는 “요리에 재미와 정보를 모두 담아 전달할 방법을 찾으려 했다. 요리는 누구나 관심을 갖는 콘텐츠인데,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호응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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