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국 기자의 고치 리포트] 김성근 감독 “김태균 스윙궤적 굿! 40홈런 문제없다”

입력 2015-02-1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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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스포츠동아DB

배트 헤드 떨어지지 않고 바로 공 때려
실전에서 몸쪽 공·변화구 쳐내면 최상
김태균 “최대한 몸 잘 만드는 게 중요”

“40홈런 스윙 궤적이 나오고 있어. 김태균이 이렇게 좋은 선수인지 처음 알았어.”

‘야신’ 김성근(73) 감독은 지난해 말 한화 사령탑에 오른 뒤 김태균(33)의 어깨에 두 가지의 짐을 지웠다. 하나는 ‘4번타자로서 타율 0.330, 30홈런, 120타점’이라는 성적이며, 하나는 ‘주장’이라는 중책이었다. 김태균이 성적과 분위기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화의 반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그랬던 김 감독의 얼굴에 흐뭇한 웃음이 번지고 있다. 그 희망과 바람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 기술적 진화

김 감독은 11일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김태균의 타격을 지켜보더니 “40홈런 스윙 궤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배트 헤드가 떨어졌다 돌았는데 지금은 바로 공을 때리고 있다. 무릎을 이용하고, 임팩트 다음에 앞(팔로스루)을 길게 끌고 가고 있다. 며칠 전 라이브배팅에서 홈런을 쳤는데, 맞는 순간 타구가 ‘팽∼’ 하면서 총알처럼 담장을 넘어가더라. 그 스윙 궤적이면 40홈런은 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 스윙 궤적으로 실전에서 몸쪽 공과 변화구를 쳐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관건이다”고 진단했다.

김태균은 지난해 0.365의 고타율을 올리면서 84타점을 기록했지만 18홈런에 그쳤다. 김 감독도 그래서 장타를 주문하고 있다.

김 감독의 이런 평가를 전하자 김태균은 “40홈런?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더냐”며 웃더니 “감독님이 장타에 대한 주문을 하시는 건 당연한 거다. 홈런은 의식한다고 칠 수 있는 건 아니고, 지금은 시즌 때까지 최대한 몸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어 “우리 팀에 최근 침체기에 빠져 있었는데, 솔직히 4번타자로서 내가 잘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홈런 70개, 80개 쳤으면 그렇게 꼴찌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홈런숫자지만 예를 들면 그렇다는 거다. 이젠 우리도 올라갈 시기가 왔다. 내 책임이 크다”며 스스로 분발을 다짐했다.


● 정신적 진화

김 감독은 김태균의 타격기술뿐 아니라 성숙된 정신자세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했다. “가까이서 봤더니 정말 착하다. 요즘에 그런 선수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게 순수한 아이가 있나 싶더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얼마 전에 내가 선수들한테 뭔가를 주문하려고 가는데, 태균이가 선수들을 모아놓고 혼내고 있더라. 그 모습을 보고 ‘아 됐구나, 이제 팀이 만들어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주장으로서도 책임감을 갖고 팀을 하나로 묶어나가는 김태균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태균은 “솔직히 훈련이 힘들다. 나도 힘들다. 한계가 오려고 한다. 그렇지만 주장이고, 고참인데 힘든 티를 낼 수 없다. 우리 팀 선수들 기량이 정말 많이 늘었다. 눈에 보인다. 그렇지만 다들 힘드니까 집중력이 떨어지고, 나태해지려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한번씩 얘기를 하는 것이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나보다는 고참들이 분위기를 잘 만들고, 중간선수들이 역할을 잘해줘 모두들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내가 고맙다”며 동료들에게 따듯한 마음을 전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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