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은 기자의 여기는 오키나와] 차우찬 “내 한계 깨고 선발로 날겠다”

입력 2015-02-13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차우찬. 스포츠동아DB

삼성 5선발 놓고 정인욱·백정현 등과 경쟁구도
“팀은 ‘10% 더’…난 그보다 더 기량 끌어올려야
풀타임 선발 복귀 목표…마운드서 다 보여줄 것”

“올해는 꼭 더 위로 올라서야죠.”

삼성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는 곳곳에 ‘10% 더’라고 쓰인 현수막이 붙어 있다. 올해 삼성 선수들 전체가 지난해보다 10% 더 훈련하고, 10% 더 기량을 끌어 올리자는 의미다. 삼성 왼손투수 차우찬(28)은 그러나 “나 개인적으로는 10%보다 더 좋아져야 할 것 같다. 한 단계도 아니고 두 단계는 더 올라선 투수로 자리 잡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은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의 용병 투수 두 명에 오른손 윤성환과 왼손 장원삼까지 선발진 네 명이 짜여진 상태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차우찬, 정인욱, 백정현이 경쟁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후보는 단연 차우찬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은 중간으로 쓰기에 아까운 투수다. 투구수 100개를 넘으면 다른 투수들은 힘이 떨어지는데, 차우찬은 공이 더 좋아진다. 가장 길게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투수가 5선발을 맡고 차우찬을 불펜으로 돌리면, 오른손 안지만과 함께 최강의 허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류 감독이 차우찬의 활용도를 놓고 고심할 수밖에 없다.

차우찬은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신다는 점에서 선수로서 정말 행복하다. 결정은 감독님이 내리시고 선수는 따라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선발로 준비하고 싶다. 한 해를 선발로 계속 뛰면서 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꼭 한 번 가늠해 보고 싶다”고 털어 놓았다. “내가 마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 드리고 싶다”는 의미다. 일단 조짐은 좋다. 7일 열렸던 자체 청백전에서 2이닝 무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피칭을 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2km까지 올라왔다. 4년 만의 풀타임 선발 복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삼성 투수들 사이의 건강한 경쟁의식 덕분에 의욕도 점점 더 생긴다. 차우찬은 “투수들 모두 다들 지난해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 경쟁구도가 생겼고, 다들 올해 잘하고 싶은 사연들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지고 있다”며 “나 역시 말은 더 이상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아프지만 않다면 지난해보다 훨씬 좋을 수 있다. 다 야구장에서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차우찬은 자신이 삼성 마운드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무척 자랑스러워한다. 지난 시즌에는 팀 타율이 3할을 찍었다면, 올해는 팀 방어율 3점대를 찍는 게 삼성 투수진의 목표다. 차우찬은 “김태한 투수코치님께서 캠프가 시작되면서부터 투수들 각자에게 ‘이 정도는 다 같이 해 보자’는 과제를 주셨다”며 “작년에는 삼성 투수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 것 같다. 올해는 투수진 힘으로 우승했다는 얘기를 듣자고 결의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극심했던 타고투저 현상이 올해 완화된다면, 쟁쟁한 삼성 투수들에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차우찬은 “선배들이 위에서 잘 끌어주시면서 늘 ‘최고’라는 결과를 냈고, 우리가 그걸 잘 이끌어가야 할 것 같다. 최고의 자리를 지키려고 하고, 또 더 올라가기 위해 다같이 애쓸 것”이라고 했다.

오키나와(일본)|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