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 “박민영, 예쁜 여배우는 열심히 안할 줄 알았는데…” [인터뷰]

입력 2015-03-02 0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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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무대를 만나는 건 배우의 운이다. 이런 무대를 만나려면 흔히 말하는 타이밍이 맞아야 하고 그가 뛰놀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창욱은 이번에 운이 좋았다고 할 만하다. 그가 KBS2 드라마 '힐러'를 통해 송지나 작가와 만나 액션, 멜로를 동시에 소화하며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질 줄 아는 배우임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 힐러'를 하면서 송지나 작가님의 대본을 받아보는 건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었어요. 물론 대본을 다 읽고 나면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하긴 했지만요. 지문도 정말 예쁘게 써주시고 정후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표현해 주셨어요."

지창욱이 연기한 '힐러' 서정후는 현대판 홍길동 혹은 일지매 같은 캐릭터였다. 신출귀몰한 싸움 실력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적들을 따돌리는 등 시청자들의 통쾌함을 유도하는 '힐러'의 액션은 지창욱의 표현에 의해 생명력을 얻었다.

"다른 드라마의 액션과는 좀 달랐어요. 싸우면서 말을 해야 하고 감정을 표현해야 했었죠. 이런 부분들 때문에 어디에서 어떤 동작을 하고 적절한 공간에 제 대사를 넣어야 했던 점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기존의 영웅물과도 액션물과도 달랐던 '힐러'는 지창욱과 박민영이라는 조합에 의해 힘을 받았다. 빠른 액션이나 키스신만으로 시청자들을 현혹시키지 않는 '힐러'는 지창욱이라는 젊은 배우의 연기력에 성패가 달려있었다.

" 한 사람이 드라마를 이끌어 간다는 말을 믿지 않아요. '힐러'도 제가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부담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옆에 있는 사람을 믿고 갔어요. 책임을 떠넘기는 건 아니지만 '이 작품에는 유지태도 있고, 박민영도 있다'라고 생각했어요. 마음이 든든해지고 편해지더라고요."

그의 말처럼 지창욱이 '힐러'에 숨결을 불어넣었다면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유지태와 박민영은 지창욱의 양 옆을 지켰다. 또한 지창욱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동료이기도 했다.

" 유지태 선배는 제가 대학을 다닐 때 선배들에게 이름만 들었던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그런데 그 분이 드라마를 한다고 하니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만나보니 이야기로 들었던 것보다 더 후배들을 아껴주고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받쳐주셨어요. 감사했죠."

이어 지창욱은 상대역은 박민영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박민영에 대해 "왜 지금까지 몰라봤을까라는 생각이 든 배우"라고 말했다.

"솔직히 이전에는 예쁜 여배우들이 연기에 대해 악착같이 고민을 할까라는 편견이 있었어요. 그런데 (박)민영 누나는 정말 악착같이 연기를 해요.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는 천상 여자일 것 같은데 의외로 털털한 면도 많고요."

지창욱은 '웃어라 동해야' 이후 꽤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다. 작품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무슨 역을 맡겨도 충실히 해낼 줄 아는 재능으로 그는 '기황후', '힐러'를 만나 시청자들에게 굳은 신뢰를 얻어냈다.

" 그동안 작품으로 부귀영화를 누리진 못했지만 그 때 작업했던 추억들이 즐겁게 남아있어요. 배우는 어떤 작품으로 갑자기 잘 되다가도 안되기도 하더라고요. 중요한 건 연기적으로 계속 고민하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가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만한 작품을 만나게 되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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