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간’ 신연식 감독, “‘개훔방’ 독립영화 자리 빼앗는다” 지적

입력 2015-03-02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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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식 감독. 동아닷컴DB

영화 ‘조류인간’을 연출하고 제작한 신연식 감독이 김혜자 주연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향해 “독립영화의 다양성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연식 감독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개훔방, 감독 김성호·제작 삼거리픽쳐스)이 2월12일 재개봉하며 총 41개(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전용관 가운데 15개관을 확보한 점을 지적하며 “독립영화계에 엄청난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예술영화전용관은 영화의 다양성에 가치를 두고 만든 극장”이라며 “‘개훔방’처럼 상업영화가 예술영화전용관에서 재개봉한다면 이후 극장 개봉을 마친 상업영화가 IPTV 서비스를 앞두고 매출 증대를 위해 재개봉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지난해 12월31일 개봉한 ‘개훔방’은 초반 관객의 호평에도 적은 수의 스크린에서 심야 시간대에 상영돼 왔다.

일부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상영관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예매율을 근거로 스크린을 배정했던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의 외면으로 2월 초 극장 상영이 거의 마무리됐다.

이후 ‘개훔방’ 제작사는 작은 규모의 영화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고, 논란 끝에 2월12일 예술영화전용관 등을 중심으로 재개봉했다. 1일 기준 51개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이 같은 과정에 대해 신 감독은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은 한정됐고 지금도 개봉을 고대하는 의미 있는 독립영화가 많다”며 “다양성에 가치를 두고 독립영화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예술영화전영관에서 특정 영화가 50여개 이상의 스크린을 점유하는 건 그 자체로 다양성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 감독은 이번 요구가 자신이 연출해 2월26일 개봉한 ‘조류인간’을 알리기 위한 일종의 ‘홍보수단’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또 이 영화로 돈을 벌 생각도 없다고 했다.

그는 “현재 22개 극장에서 상영 중인 ‘조류인간’의 상영관수를 앞으로도 늘리지 않겠다”고 밝히며 “‘조류인간’을 포함해 앞으로 만드는 독립영화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는 시점 이후 극장 상영을 중단하겠다”고 못 박았다.

신 감독은 ‘개훔방’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에 신 감독은 공동 각본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개훔방’을 연출한 김성호 감독도 각본가로 참여했다.

신 감독은 “완성된 ‘개훔방’은 내가 처음 썼던 시나리오의 내용과 달라진 부분이 거의 없다”며 “김성호 감독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원작 소설에 없던 여러 설정이 자신의 아이디어인 것처럼 이야기하며 창작자로서 부끄러운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개훔방’ 측 관계자는 “우리의 요청으로 예술영화전용관에서 상영되고 있는 게 아니고 애초부터 독립영화가 받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며 “관련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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