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3월의 사나이’는 누구?

입력 2015-03-0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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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스포츠동아DB

이승엽·박병호 등 3월부터 홈런 펑펑
201안타 서건창도 시범경기 때 맹안타

시범경기에서 팀 전력만 가늠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선수 개개인의 시즌 준비상황을 엿볼 수 있다. 실제 시범경기에서의 활약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지며 타이틀홀더가 되는 사례가 많다.

‘홈런왕’ 후보들은 시범경기를 통해서 위용이 드러나기도 한다. 삼성 이승엽은 2002년 시범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시범경기 홈런 1위가 되더니 정규시즌에도 47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했다. 한화 김태균도 2008년 시범경기에 4홈런으로 거포 본능이 꿈틀대더니 정규시즌 31홈런으로 1위에 올랐다. 2013년에는 시범경기에서 4홈런을 기록한 넥센 박병호가 정규시즌에서 37홈런을 터뜨려 홈런왕에 올랐다. 홈런왕은 아니지만 지난해 201안타로 역대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넥센 서건창은 시범경기에서 13안타를 때려내며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09년 시범경기에서 2승을 올린 롯데 조정훈은 그해 14승으로 다승왕에 올랐고, 2002년 신인 시범경기에서 15탈삼진을 기록한 KIA 김진우는 시즌 탈삼진왕(177탈삼진)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사나이’가 반드시 시즌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1991년 태평양에 입단한 김홍기는 1992년 시범경기에서 4연속경기 홈런포를 포함해 무려 홈런 5개를 터뜨리며 장종훈과 함께 시범경기 공동 홈런왕에 등극했으나 정작 정규시즌 들어 3홈런에 그쳤고, 1993년엔 1군에서 15경기만 뛴 채 야구인생을 정리했다. 그는 골프 레슨 프로로 변신해 SBS골프 채널에서 15년째 강사를 하며 인생 역전홈런을 쳤다. 이에 앞서 1991년 롯데 유충돌은 시범경기에서 결승홈런만 2개를 치며 눈길을 모았지만, 정규시즌에서는 2년간(1990∼1991년) 통산 홈런 2개만 기록한 뒤 유니폼을 벗었다.

KIA 임준혁은 포수에서 투수로 변신해 2004년 시범경기에서 6경기 연속 무실점을 포함해 7경기에서 2승 3세이브, 방어율 2.45를 기록하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규시즌에서 3경기(3.1이닝) 등판 후 부상으로 자취를 감췄다. 올해는 누가 ‘3월의 사나이’가 될까.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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