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들의 활약은 시범경기의 또 다른 볼거리다. 역대 투수 FA 최고액을 받은 두산 장원준(왼쪽)과 LG에서 방출된 뒤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권용관의 활약도 관심을 모은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
독수리군단 이적한 배영수·권혁·송은범도 주목
김상현·용덕한·이대형은 kt 유니폼 입고 도전장
임재철·장성호·권용관 등 방출 후 새 팀에서 독기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는 선수 대이동이 있었다. 각 구단 선수들이 제10구단 kt 특별지명과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을 통해 대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방출 후 마지막 동아줄을 잡은 선수들도 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들은 저마다 야구를 잘 해야 하는 이유를 가슴에 품고 시범경기를 필두로 2015시즌을 시작한다.
● FA 이적생
2014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은 21명 중 19명이 권리를 행사했다. 이 중 12명이 원 소속구단에 잔류했고, 7명이 새 둥지를 틀었다. 가장 주목 받는 선수는 4년간 84억원에 두산과 계약한 장원준(전 롯데)이다. 그는 팀 좌완에이스뿐 아니라 역대 투수 FA 최고액을 기록한 선수로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독수리군단으로 이적한 배영수, 권혁, 송은범도 어깨가 무겁다. 만년 꼴지 한화가 약점으로 꼽히는 마운드 강화를 위해 야심 차게 영입이 가능한 외부 FA 3명을 모두 투수로 선택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FA 3인방 모두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롯데에서 kt로 넘어간 박기혁, 김사율, 박경수는 FA 3인방은 야구를 잘하는 것뿐 아니라 신생팀 고참으로서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야한다. 박기혁과 박경수는 키스톤콤비를 이뤄 수비의 중심을 잡아야하고, 김사율은 투수조 조장으로서 역할이 막중하다.
● kt 특별지명
신생팀 kt는 2014시즌이 끝나고 9개 구단에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지명했다. 2009년 KIA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김상현은 kt 조범현 감독과 다시 한번 뭉쳐 부활을 꿈꾸고 있고, 두산과 롯데에서 주로 백업포수로 뛰었던 용덕한이 kt에서 주전포수로 한 단계 올라설 준비를 하고 있다. 2013시즌 후 FA자격을 얻어 LG에서 KIA로 이적했던 이대형은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조 감독은 공·수·주에서 빠질 게 없는 그를 즉시 전력감으로 생각하고 데려왔다. 올 시즌 그의 포지션은 1번타자다. 빠른 발을 이용해 다시 한 번 리그를 대표하는 ‘대도’에 도전장을 내민다.
● 방출 후 새 도전
벼랑 끝에서 희망을 잡은 이들도 있다. 두산 임재철은 LG 방출을 요구한 뒤 ‘친정팀’ 롯데에 둥지를 틀었다. 임재철은 LG에서도 잡으려고 했으나 본인 스스로 현역생활 마지막을 처음 야구를 시작했던 팀에서 장식하고 싶은 마음에 선택했다. 롯데에서 주로 2군에 머물며 종적을 감췄던 장성호도 kt에서 자존심을 회복할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권용관(전 LG), 임경완(전 SK), 오윤(전 넥센)도 원 소속팀에서 방출된 후 한화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아 한화에 합류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젊은 선수들과 똑같은 지옥훈련을 소화해야 하지만 이들의 얼굴은 밝기만 하다. 그라운드에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기 때문이다. 주어진 기회가 소중하기에 어느 때보다 독기를 품고 시즌을 준비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