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피노키오'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배우 윤균상도 지금까지의 작품보다 앞으로가 훨씬 기대되는 배우다. 그는 극중 이종석의 형이자 아픈 과거를 지닌 기재명 역을 통해 짧고 굵은 존재감을 남겼다.
"아마 평생 못 잊을 작품 아닐까요. 신인인 저에게는 말도 안되는 기회를 만들어 준 작품이죠. 누구나 인생에서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하잖아요. '피노키오'가 제게는 그런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그의 말처럼 '피노키오' 속 윤균상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그는 실제 이종석의 형 같은 듬직함과 성실함을 보여주는 한편 극의 가장 중요한 스토리 라인을 짊어지고도 주눅들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종석이와 드라마에서 만나게 되서 다행이었죠. 실제로도 워낙 친한 동생이어서 제 감정연기를 잘 받아줬고 저의 연기를 물어볼 수도 있는 상대기도 했어요. 그리고 드라마에서 신인이기 때문에 지는 무게감이 있는데 종석이는 이미 주연을 몇 번 해 본 친구라서 그걸 나눠질 수 있었어요."
시청자들은 '피노키오' 속 윤균상을 생소하게 여겼지만 그는 이미 콜렉션 무대에 섰던 모델 출신이었고 SBS '신의'를 통해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신인이라고는 하지만 적지 않은 시간을 인내해 본 셈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의 자신을 두고 "너무 빠르다"고 평가했다.
"'피노키오'를 하고 난 후 사람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신의' 때는 희선이 누나를 따라다니면서 바보 짓을 하는 모습만 보여드렸는데 '피노키오'에서는 감정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많았어요. 그런 부분들이 관계자 분들이나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았었던 것 같아요."
데뷔한 지 3년 만에 제대로 된 주목을 받은 그는 이제 또 다시 새로운 작품에 출연한다. 지난 시간을 보상받는 것 같아 들뜰 것 같지만 정작 윤균상은 다시 한 번 '속도'를 고민한다.
"아직 제가 뭔가 이뤘다곤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조금 빠른 속도인 것 같긴 해요. 지금보다 천천히 나중에 나이를 먹어서도 윤균상이라는 배우가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정말 중요한 시기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가장 두려운 건 인기를 잃는 것보다 연기를 못하게 될까봐 겁이 나곤 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