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감독도 놀란 넥센의 벌떼야구

입력 2015-03-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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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넥센 염경엽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넥센히어로즈

개막 2연전 15명 투수 투입…‘인해전술’ 맞불

원조격인 한화 김성근 감독도 놀란 ‘벌떼 야구’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28∼29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개막 2연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8일 8명, 29일 7명의 투수를 쏟아 부었다. 염 감독은 “(불펜투수를) 7명이나 써보긴 처음이다”고 웃었다. 김 감독도 “투수 교체를 빠르고 과감하게 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염 감독은 사령탑 첫 해인 2013년과 지난해 모두 투수를 빠르게 교체했다. 믿을 만한 선발은 부족한 반면 한현희-조상우-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초반 대량실점으로 포기해야 할 경기에선 그밖의 투수들을 두루 활용했다. 그러나 ‘인해전술’을 꺼내들진 않았다. 투수들의 효율적 배분으로 과부하를 막았다.

적어도 올 시즌 개막 2연전에선 과거와 크게 달랐다. 다양한 카드를 마련해 현란하게 투수를 바꾸고 필요한 이를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김성근식 벌떼 야구’와 닮아있었다. 염 감독이 공언한대로 김택형과 이상민으로 ‘좌우놀이’를 했고, 잠수함 마정길과 김대우는 개막 2연전에 나란히 등판했다. 우완 손승락, 조상우, 김영민, 김정훈은 힘 있는 공을 던졌다. 염 감독은 “결과가 좋았고, 점검하기에 좋은 쪽으로 풀렸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이 올 시즌 화두로 내건 ‘지키는 야구’에 한발 다가선 모습이다.

염 감독이 ‘인해전술’을 유지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한화전에선 다분히 ‘의도’가 있었고, ‘특수성’도 있었다. 2011년 SK 사령탑 이후 3년여 만에 복귀한 김 감독이 첫 승을 별렀듯, 염 감독도 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벌여줄 순 없었다. 28일 예기치 못한 연장 12회 승부가 이어지면서 투수진의 소모가 컸다. 29일에도 팽팽한 승부가 연출되면서 포스트시즌 못지않은 긴장감이 흘렀다. 특히 김 감독의 복귀전이라 벤치 싸움이 치열했다. 염 감독이 ‘노장’ 김 감독에게 투수운용으로 맞불을 놓았다고 볼 수도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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