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류에서 조업 하는 어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끈벌레 때문에 어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실 뱀장어 조업을 시작한 뒤로 한강 하류인 행주대교와 김포 신곡 수중보 사이에서 끈벌레가 수백kg 씩 잡히고 있다는 것.

끈벌레는 실뱀장어 뿐 아니라 치어까지 먹어치워 30여 명의 행주어촌계 어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그물 1개(20kg)당 실뱀장어가 300~500마리가 끈벌레와 함께 잡히는데, 모두 죽은 상태거나 살아 있더라도 일정 시간 후엔 죽어버린다며 어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박찬수 행주어촌계장은 ”7년 전 수중보 주변에서 초기에 발생된 끈벌레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매년 늘어나더니 올해 잡은 실뱀장어가 95% 이상이 모두 폐사했다"며 "오늘 어업을 중단하고 청와대에 끈벌레를 들고가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끈벌레 피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하고 어업포기 사태에 대한 어업재해 인정요구와 함께 끈벌레 퇴치법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끈벌레에 의한 피해는 지난 2013년 처음 보고됐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등과 합동 조사를 한 결과 끈벌레에게서 독성이 검출되지 않았고 실뱀장어의 생존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혀 어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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