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김신욱(왼쪽)이 5일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홈경기 도중 상대 수비수와 경합하며 헤딩슛을 하고 있다. 김신욱은 후반 8분 시즌 2호 골을 작렬하며 팀을 선두로 이끌었다. 울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전남 이종호 결승골…인천 무승징크스 날려
노상래 감독 “친구에게 미안해도 속이 후련”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4라운드는 화끈한 득점 쇼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박주영(30)이 그라운드에 복귀한 FC서울이 4일 제주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올렸고, 김두현(33)의 해트트릭을 앞세운 성남FC는 대전 시티즌을 4-1로 무너뜨렸다. 대전은 또 패했지만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 득점왕(27골) 아드리아노(28·브라질)가 첫 골을 올리며 희망을 얻었다. 전북현대는 ‘브라질 특급’ 에두(34)의 골로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잠재웠고, 수원삼성은 ‘골 넣는 수비수’ 민상기(24)의 만점 활약 속에 부산 아이파크를 2-1로 눌렀다.
5일에도 킬러들의 활약 속에 스토리 담긴 명승부가 이어졌다. 직접 골을 넣고 자책골까지 유도한 김신욱(27)이 선봉에 선 울산현대는 광주FC를 2-0으로 제압해 3승1무, 승점 10(골득실 +6)으로 선두를 지켰다. 전남 드래곤즈는 0-0이던 후반 28분 이종호(23)의 결승골로 2007년 3월부터 22경기 동안 이어진 인천 유나이티드 무승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 추억 속 ‘절친 더비’
광양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남-인천전은 올 시즌 프로 사령탑에 오른 동갑내기 친구들의 승부였다. 전남 노상래 감독과 인천 김도훈 감독은 1970년생 개띠 축구인들의 모임 ‘견우회’ 멤버로 끈끈한 우정을 쌓고 있다. 그러나 승부는 양보할 수 없었다. 이전까지 전남은 3무, 인천은 2무1패였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열심히 하자”는 짧은 문자만 주고받았다. 전남은 최근 인천전 16무6패로 절대열세였다. “전남이 급할 것”이란 김 감독의 말에 뼈가 담겨 있었다. 노 감독은 “환경도, 팀도 변했다.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했다. 승리는 좀더 간절한 전남의 몫이었다. “용(전남 상징)이 승천할 때가 됐다”며 필승을 다짐한 노 감독은 1-0 승리 후 “친구에게 미안해도 속은 후련하다”며 미소 지었다.
● ‘니폼니시 더비’
울산은 홈에서 광주를 잡았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김태환이 3라운드 전남전 퇴장으로, 정동호가 A매치 소집 기간 중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울산은 2가지 대안을 마련했다. 김신욱-양동현 투톱에 이명재를 왼쪽 풀백으로 기용해 변화를 줬다. 전략이 통했다. 전반 15분 광주 정준연의 자책골은 김신욱이 양동현에게 띄운 크로스에서 나왔고, 후반 8분 김신욱의 헤딩골은 이명재의 정확한 연결에서 비롯됐다. 이날 경기에는 또 다른 화젯거리도 있었다. 울산 윤정환 감독과 광주 남기일 감독은 과거 부천SK(현 제주)를 이끌며 K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킨 발레리 니폼니시(러시아) 감독의 제자들. 비록 명암은 갈렸어도 양 팀은 뚜렷한 팀 컬러로 시즌 초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광양|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울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