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사공 많은 집단 예능의 고민거리 “내부의 적을 막아라”

입력 2015-04-06 1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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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룸메이트 시즌2'가 오는 14일 막을 내리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유명 연예인들을 쉐어 하우스라는 새로운 주거 형태를 체험시킨다는 명분 아래 불러모아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시즌 1 멤버의 약물 파문과 졸음 운전 등 각종 구설수가 이어지면서 한 차례 큰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방송 시간대를 옮겨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듯 했지만 저조했던 시청률과 봄 개편의 파도에 밀려 시즌 3를 기대하기란 어렵게 됐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룸메이트'에게만 유독 쏟아진 불운은 아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이 다수의 출연자들에게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출연자들의 자기 관리는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지우지 하는 요소로 떠오르게 됐다.

이태임-예원(오른쪽). 동아닷컴DB


이를 보여주는 가장 극명한 사례가 이태임-예원 사건이다. 방송 녹화 중 분을 이기 못하고 내밭은 욕과 거기에 대응하는 여자들의 살벌한 신경전은 영상으로 일반에 공개돼 프로그램의 폐지로까지 이어졌다. 이미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신선도와 시청률이 떨어졌다고 해도 분명 이번 사건이 해당 프로그램의 폐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뜩이나 울고 싶은 아이의 뺨을 때린 격이다.

지금은 기사회생한 '1박 2일 시즌3'도 과거 시즌1 멤버들의 신상 관리 부주의로 인해 큰 곤혹을 치른 바 있다. 강호동의 과소납부, 이수근의 도박 파문, MC 몽의 병역 기피 논란 등을 겪으며 프로그램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적도 있다.


또한,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군림 중인 MBC '무한도전'도 전 멤버들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다른 멤버들이 두 번이나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상황을 맞았다. 그리고 현재 이 프로그램은 식스맨 프로젝트로 연달아 이슈몰이를 이어가며 위기를 무사히 넘겨가고 있다.

그동안 집단 예능은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특정 연예인을 따라 채널을 고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PD들과 방송 관계자들의 선호를 받았다. 또한, 시간이 흘러 해당 멤버의 화제성이 떨어질 경우에는 멤버 교체로 분위기 쇄신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도 집단 예능이 사랑을 받는 큰 이유로 작용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집단 예능은 이제 멤버 개개인이 카메라 밖을 벗어나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지경에 놓였다. 사공이 너무 많아서 정작 선장조차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셈이다.

물론 개개인의 사생활을 PD들이 일일이 통제할 수는 없다. 이 부분은 출연 중인 연기자의 양심과 프로 의식에 맡기는 수 뿐이다. 다만 부디 어떤 행동과 선택을 하더라도 그들을 사랑하고 방송을 열심히 찾아보는 시청자들이 출연자의 실수로 사랑하는 프로그램을 하루 아침에 잃어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음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사진제공=동아닷컴DB, MBC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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